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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갈치 떠나고 자몽·레몬 온다…'아열대화' 한반도 먹거리 풍경

중앙일보

2026.03.18 13:00 2026.03.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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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의 한 바나나 농장. 사진 롯데마트
기후 변화에 먹거리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며 그간 수입해서 먹었던 필리핀산 바나나, 미국산 자몽, 스페인산 레몬 대신 국내산 아열대 과일이 식탁에 오르고 있다.

국내산 바나나는 최근 생산 물량이 확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22년 연간 국내산 바나나 판매량은 제주도산 0.5톤(t)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t을 판매할 예정이다. 기후 변화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제주도에 이어 전남 신안까지 바나나 재배지역이 넓어져 생산량이 늘어난 덕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라남도의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은 2021년 988헥타르(㏊)에서 지난해 2400㏊로 증가했다.

국내산 아열대 과일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충분히 익힌 후 수확해 당도나 신선도가 높고 농약 우려도 적어서다. 롯데마트에서 바나나를 비롯해 국내산 용과·패션후루츠 같은 열대과일 매출(전년 대비)은 2024년 13%, 2025년 15% 늘었다.

양혜원 롯데마트·슈퍼 과일팀 상품기획자(MD)는 “예전엔 국내산 열대과일은 제주도산뿐이었는데 기온 상승으로 전남 신안·완도 등 남해안 지역으로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며 “고품질·신선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아열대 과일도 국내산을 찾는다”고 전했다.

경남 거제의 한 방어 축양장(가두리)에서 방어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 사진 이마트
겨울철 대표 먹거리인 갈치·조기·방어 같은 회유성 어종은 맛보기 힘들어졌다. 수온이 오르며 겨울에도 남해로 오지 않아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따르면 지난 1월 갈치 생산량은 193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다. 지난 5년간 월평균 물량(4650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갈치가 좋아하는 수온이 21도 안팎인데 고수온 현상으로 겨울에도 25도를 웃도니 더 깊은 바다나 북쪽으로 흩어지면서 어장이 분산돼 어획량이 줄었다”며 “매입 산지 다변화, 대체 어종 등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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