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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수영장도 '턱'이 없다…유아차·휠체어 맘껏 드나드는 곳

중앙일보

2026.03.18 13:00 2026.03.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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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관한 '어울림플라자'의 모습. 장애인과 비장애인 복합 공간으로 계획부터 완공하기까지 11년 걸렸다. 사진 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연면적 2만3915㎡(7246평) 규모의 복지문화공간이 18일 문을 열었다. 옛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지에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된 이 시설은 수영장·헬스장·공연장·도서관 등 주민 편의시설과 복지시설을 갖춘 복합 공공건축물 ‘어울림플라자’다.

이 건물에는 ‘문턱’이 없다. 단차와 경계를 없앤 무장애(배리어 프리) 설계를 적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최초 무장애 복합단지다. 휠체어 이용자뿐 아니라 노인, 유아차 이용자 등 누구나 불편 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인증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어울림플라자에는 휠체어로 못 갈 곳이 없다. 단차도 문턱도 없다.  사진 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어울림플라자의 전경.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2013년 부지를 매입했다. 2015년 처음 건립계획을 세웠고, 건물이 완공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 총 사업비는 1278억원이다. 당초 장애인 복지시설로 추진됐으나 주민 반대가 적지 않았다. 지역 내 편의시설 부족과 장애인 시설에 대한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설과정에서 주민협의체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회의만 80회 넘게 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 ‘어울림 플라자’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2018년 국제설계공모전을 열었고, 보이드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와 건축사무소인터커드의 작품이 뽑혔다. 인근 학교와 주거환경을 고려해 건물 높이를 낮추고 지하 공간을 적극 활용한 설계다.

윤승현 인터커드 대표(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다양한 이용자를 위한 시설과 수익시설까지 한 공간에 담아야 하는, 어렵고 복잡한 프로젝트였다”며 “주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지상은 기존 건축물의 높이에 맞추고, 부족한 공간은 지하로 풀었다”고 말했다.

수중 경사로가 설치된 수영장. 사진 서울시
와상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사진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용 시설에 구분이 없다. 윤 대표는 “모든 시설이 섞여서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건물에서 좁기만 한 내부 복도를 8m로 넓혔다. 이동하기 편안한 길이면서 만남의 장소나 장터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복도이자 길이 건물의 각 실을 계속 잇는 것이 어울림플라자의 특징이다. 지하 수영장에는 수중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고, 체력단련실에는 무장애 운동기구를 도입했다. 도서관 역시 점자도서와 휠체어석을 갖췄다.

5층에는 서부장애인치과병원이 들어선다. 성동구 서울시립 장애인치과병원에 이은 두 번째 장애인 전용 시립 치과병원이다. 1262㎡ 규모에 전용 진료의자 14대와 전문 장비, 전신마취 진료실 등을 갖췄다. 운영은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이 맡으며, 다음 달 1일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서울시 등록장애인은 장애 유형이나 등급, 연령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5층에는 장애인 전용 치과도 있다. 사진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에서는 장애인 특화 예술프로그램부터 수어교실, 합창, 댄스, 인문학 강좌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칸막이 없는 공간에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잘 운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서로 다른 우리가 나란히 걸을 때 서울은 더 따뜻하고 강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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