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 16일 전북 전주·익산·군산에서 만난 시민들은 민주당 경선 주자 간에 벌어진 ‘내란 방조’ 공방에 피로감을 토로했다. 군산에서 철물점을 하는 이성민(69)씨는 “요새 아주 동네가 시끄러와서 못 산다”라며 “같은 동료끼리 시방 내란범이네 뭐네 함스로 저격을 해대닝게 그 모양새가 참말로 거시기허다”고 말했다. 수산물 종합센터 상인인 이현익(59)씨는 “아직 나온 증거로는 김관영 전북지사가 내란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같은 식구끼리 저러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전북지사 예비후보로 김 지사와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을 확정했다. 김 지사는 현대차 새만금 9조원 투자,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후보 도시 지정을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전북도의 청사 방호 조치와 언론 취재 제한이 내란 동조라고 공세를 폈고, 김 지사 측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논란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내란 논란보다 정책으로 검증하자”는 입장이다.
중앙일보가 둘러본 지역 민심은 “지방선거용 네거티브 싸움만 한다”(군산 택시기사 천지환씨), “김관영이 평타는 쳤다”(원광대생 이재성씨)로 엇갈렸다. 여론조사에선 김 지사가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전북일보·JTV·전라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전북도민 1029명을 휴대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김 지사 지지율은 39%, 이 의원 23%, 안 의원 9%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다만 김 지사가 강조하는 올림픽 후보지 지정에 대해서는 우려가 적잖았다. 군산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송지숙(44)씨는 “잼버리로 그 사달이 났는데 그 돈으로 복지를 했으면 한다”고 했고, 익산에서 농사를 짓는 박수현(54)씨는 “인프라도 없고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전주 신 중앙시장 옷 가게 상인인 한진희(73)씨는 “대통령 흠잡을 게 없죠잉”이라고 말했다. 전주 시내 노점상인 최인희(71)씨도 “이번 대통령은 외교도 똑소리 나게 잘 허지, 경제도 영리허니 잘 끌고 가지, 행정도 빈틈없이 잘허잖애”라며 “참말로 사람 하나는 지대로 잘 뽑아서 맴이 아주 든든혀”라고 했다. 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전북의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92%, 부정 6%로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지지도도 75%로 조국혁신당(6%)·국민의힘(4%)보다 크게 앞섰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 민심도 정부·여당에 대체로 호의적이었지만, 높은 지지율 속에 민생과 무관한 여권 내부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선 피로감도 적잖았다.
특히 혁신당과의 합당, 검찰개혁법안, 공소취소 거래설 등 최근 민주당을 휩쓴 이슈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노점상 최씨는 “합당 허는 문제나 검찰 (개혁) 문제나 자꼬 요란시럽게 파열음이 난 게”라며 “시방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 보기를 너무 우습게 아는 거 같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의 직장인 문소연(39)씨는 “정청래·김민석이 당권 두고 싸우지 말고 대통령을 도와 대한민국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어준씨를 향해선 “김어준이 방송서 ‘이거이맞소’하고 오더를 딱 내려부러봐. 그 담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이 떠들어대잖애”(이성민씨)라고 했다.
행정통합에 성공한 광주·전남과 인접한 만큼 소외감도 상당했다. 박수현씨는 “전남은 수십조를 받는데, 우리는 못 받으니까 부럽다”고 했다.
전북지사 선거 못지않게 주목도가 높은 곳은 조국 혁신당 대표의 출마가 거론되는 군산-김제-부안갑이다. 조국 출마설에 대한 군산시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건어물 판매업자 송씨는 “전국구 스타 조국이면 나이스”라고 했지만, 이현익씨는 “군산이 쉬워서 오는 거라면 우린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구에는 김의겸 전 새만금개발청장과 전수미 민주당 인권대변인,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