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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맹 필요없다"더니…하루 만에 '호르무즈 파병' 또 압박

중앙일보

2026.03.18 14:26 2026.03.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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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식에 참석한 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작전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군함 파견 등 지원 요청에 동맹국들이 난색을 보이자 “우리는 더는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 일본, 호주 혹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는데, 백악관은 호르무즈 연합군 카드를 접지 않고 여전히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된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가 또 하루 만에 뒤바뀐 셈이다.



백악관 “동맹국 더 많은 역할 계속 촉구”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유럽은 물론 걸프 및 아랍 지역 동맹국들과 계속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여전히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다.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계획이 마련돼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답했다. 이어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나서서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특히 나토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군사 지원 참여를 압박하며 “대통령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공정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나토 동맹국 영토에 주둔하는 미군을 위해 지출하는 수십억 달러를 보라. 이는 전 세계 적들에 대한 억지력 역할을 하므로 그들(나토 동맹국)에 이익이 된다”며 “대통령이 이 시기에 동맹국들이 나서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방·국무장관, 유럽·아랍 동맹국과 연락”

레빗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대통령과 그의 팀, 특히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도록 유럽 및 아랍 동맹국들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ㆍ프랑스ㆍ일본ㆍ한국ㆍ영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고, 이후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나토 소속 주요 동맹국에 함선 파견 등 지원 요청을 한 사실을 공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를 공급받아 해협 안전 보장으로 이익을 얻는 실질적 수혜국, 그리고 미군 주둔을 통해 안보 우산의 지원을 받아 온 동맹국이 ‘받은 만큼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기대와 달리 다수 국가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며 파병 요청을 거부하거나 주저하자 “매우 어리석은 실수”라며 강한 불만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ㆍ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오만 무스카트에서 유조선 칼리스토호가 카보스 항구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해협 방어, 이용국가가 책임지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전쟁이 종결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해협 안전을 직접 책임지게 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는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우리가 테러국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해 버리고 이른바 그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가 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며 “그러면 반응 없는 우리의 동맹 중 일부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로 대부분 공급되는데, 이들 국가에 호르무즈 연합군 합류를 거듭 촉구하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좌초된 듯했던 호르무즈 연합군 구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동맹국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돕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뉴욕포스트 사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당초 이달 말 열릴 예정이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약 5주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한 미ㆍ중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레빗 대변인은 “중국 측과 협의 중이고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연기에 동의했다”며 “중국 측도 대통령의 결정 배경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5월에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분명 매우 바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일정을 확정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김주원 기자


유가 급등에 ‘美선박만 美물자 운송’ 두 달 면제

레빗 대변인은 또 이란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을 미국 선박으로만 하도록 하는 ‘존스법(Jones Act)’의 적용을 두 달 동안 면제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존스법 60일 면제 결정은 미군이 ‘장대한 분노’ 작전의 목표를 계속 달성 중인 가운데 석유 시장의 단기적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간 운송 화물은 반드시 미국 국적, 미국 건조, 미국 소유 선박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한 강력한 보호법이다. 과거 존스법 면제 조치는 허리케인 사태 등 자연재해나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10일 안팎의 범위 내에서 단기적으로 이뤄졌는데, 두 달 동안 면제 결정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김주원 기자
다만 미국의 휘발유는 원유 가격이 50~60%, 정제 비용과 마진이 20~30%를 차지하고, 세금과 유통 비용은 10~20% 수준이다. 해상 운송 비용이 전체 유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존스법의 한시적 면제로 인한 기름값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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