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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 개선됐어도 "불평등 심각" 인식…배경엔 자산 격차

중앙일보

2026.03.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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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10여년 새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지만,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은 되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배경엔 자산 불평등과 생활비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주관적 불평등 결정 요인과 정책적 개입 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금 같은 공적이전소득 확대 등에 힘입어 한국 사회의 소득 분배는 점차 좋아지는 양상이다. 이를 보여주는 지니계수(세후소득 기준)는 2011년 0.387에서 2023년 0.323으로 낮아졌다. 지니계수는 0(완전히 평등한 사회)과 1(완전히 불평등한 사회) 사이에서 값이 적을수록 소득 불평등도가 낮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국민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주관적 불평등 조사 결과, 2016년 5.53점에서 2020년엔 6.21점으로 올랐다. 점수가 클수록 경제적 수준이 더 불평등하다고 인식한다는 뜻이다. 이는 소득 분배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

고혜진 부연구위원이 한국복지패널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주관적 불평등 인식엔 소득 수준뿐 아니라 생활비 부담과 자산 불평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의 불평등과 소득 격차를 더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소득 수준보다 생활비 부담이 분배 인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식비 지출이 경상소득의 20%를 초과하는 비율은 소득 1분위(하위 10%)가 93.3%로 가장 높지만, 소득 10분위(상위 10%)는 3.8%에 그쳤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또한 소득 분배와 달리 자산 불평등은 다소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10여년간 자산 지니계수는 0.5 수준으로 0.3 안팎인 소득 지니계수보다 높게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자산 분위에 따른 격차(총자산 기준)는 커졌다.

이런 가운데, 자가가 아닌 중간소득 이상 가구는 불평등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부동산 등 특정 자산 보유가 분배 인식을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순자산(총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값)이 많을수록 불평등과 소득 격차를 덜 심각하게 인식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고 위원은 "분배 인식 개선을 위해 생활비 부담, 자산 불평등을 함께 고려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소득·저자산층엔 위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계 경제 유동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간소득 이상 집단엔 생애 첫 주택 구매 지원 같은 자산 형성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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