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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남북관계 새 로드맵…‘비핵’ 대신 ‘평화공존’ 전면에

중앙일보

2026.03.1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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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 기조를 토대로 향후 5년간 적용할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새롭게 수립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재로 2026년도 제1차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개최하고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안을 심의했다.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단위로 마련되지만, 정부는 기존 윤석열 정부가 수립한 제4차 계획(2023~2027)을 조기에 종료하고 새로운 계획안을 추진했다.

이번 제5차 계획안은 ‘한반도 평화공존 및 공동성장’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3대 목표와 3대 추진 원칙, 6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3년 전 제4차 계획이 ‘비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 계획은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계획안은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 ▶한반도 공동성장 기반 구축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등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광복절과 3·1절 기념사에서 강조한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을 핵심 추진 원칙으로 반영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로는 ▶화해·협력 중심의 남북관계 재정립 및 평화공존 제도화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진전 ▶국민이 공감하는 상호 호혜적 교류협력 확대 ▶분단으로 인한 고통 해소 및 인도적 현안 해결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성장 기반 조성 ▶국민 참여 확대와 국제협력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방향은 ‘원칙과 상호주의’, ‘자유민주적 통일 기반’,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강조했던 제4차 계획과 비교해 정책 우선순위와 접근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 장관은 회의 인사말에서 “우리의 목표는 평화 그 자체다. 평화공존을 수단으로 해서 상대를 어찌해보겠다는 것은 우리 정책 안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며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어 남북관계 장기 단절의 책임을 이전 정부에 돌리며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과 기조, 이것이 중동의 전쟁상황이 한반도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위원회 논의 결과를 반영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 계획을 확정한 뒤 국회에 보고하고 대국민 공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북한이 남북을 ‘두 개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처음 마련되는 중장기 계획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한다는 방향 아래 초안을 설계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재정립한다는 기본 방향 아래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장관이 언급한 ‘평화적인 두 국가 관계’라는 표현은 계획안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국민 참여 확대와 제도화를 주요 특징으로 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나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은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철학에 맞게 국민 참여 확대 및 제도화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과 ‘평화·통일 사회적대화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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