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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보다 더 맞고, 이란만큼 죽었다…'새우등' 터진 두 나라

중앙일보

2026.03.19 01:17 2026.03.1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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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이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에미레이트 항공 소속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3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불똥은 이들에게만 튀지 않는다. 당사국 못지않은 피해를 본 나라도 있다.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미사일·드론을 맞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망자 수가 이란에 맞먹는 레바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출구 없는 고래 싸움에 애먼 두 나라의 새우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UAE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기준 이란은 개전 이래 UAE에 총 2041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이 쏜 발사체 수를 훨씬 웃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 석유저장 시설이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UAE는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의 90% 이상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압도적 물량에 피해는 늘고 있다. 이날까지 8명(군인 2명, 민간인 6명)이 숨지고 158명이 부상했다. 이란 공격을 받은 걸프 국가 중 인명 피해가 가장 크다. 피격 대상도 광범위하다. 이란은 UAE 내 미군 기지 등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두바이의 금융지구·국제공항과 고급 호텔, 아부다비 유전과 푸자이라 원유 수출 항구 등을 타격했다.

이란은 미국이 UAE에 숨겨놓은 군사·정보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이란군 통합 지휘부 하탐 알안비야는 지난 14일 “UAE 내 주요 항구, 부두, 도시 곳곳에 숨겨진 미군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속내는 ‘불안 효과’의 극대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엔 국제 상업지구와 군사 자산이 밀집한 UAE가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혼란을 일으킬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

지난 2020년 9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발코니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부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이 외교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에 서명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UAE가 지난 2020년 트럼프가 주도한 ‘아브라함 협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는 구원(舊怨)도 있다. 당시 UAE는 트럼프 중재로 바레인·모로코와 함께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이로 인해 이란은 중동 내에서 외교적으로 더 고립됐다.

UAE가 입은 유·무형의 피해는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UAE는 포성이 잦은 중동의 안전지대라는 평판으로 교통·금융·물류 중심지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전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미 컨설팅 회사 아시아 그룹의 조지 천 파트너는 닛케이아시아에 “드론·폭격 공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UAE는 미국이 추진하는 다국적 호르무즈 해협 호위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이란에 맞설 뜻을 보이고 있다.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미 해군 강습상륙함과 해병대 병력이 이란과 UAE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호르무즈 해협 3개 섬(아부무사, 소·대툰브) 점령에 투입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중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건물이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UAE 내부에선 트럼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미국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돌아온 건 전쟁피해 뿐이란 비판이다. 두바이 유명 사업가 칼라프 아흐마드 알합투르는 지난 5일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를 두고 “자금 대부분이 걸프 국가에서 나왔다”며 “우리는 평화 구상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인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전쟁에 지원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레바논은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탕에 나선 이스라엘로 피해를 보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날까지 968명이 숨지고 2432명이 다쳤다. 이란 보건부가 지난 1일 밝힌 사망자 수(1444명)에 육박한다. 레바논 내 피란민 수는 약 105만 명에 달한다.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바슈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폭발로 연기가 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압박에 공격을 자제했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반발해 자국을 공격한 것을 명분 삼아 헤즈볼라 궤멸을 선언했다. 초기엔 레바논 남부와 헤즈볼라 밀집지인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했지만, 최근엔 베이루트 중부 베슈라 등 도심도 공격했다.

이달 초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을 금지한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 위협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 주민의 귀환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단 레바논 남부 영토를 확보한 뒤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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