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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린 건 전현직 평가팀장… 항공사 기장 살해 사건, 내일 영장 심사

중앙일보

2026.03.19 01:36 2026.03.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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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항공사 기장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들이 해당 항공사에서 조종사 평가를 담당한 직책자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가 평가와 관련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지난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뉴스1


전ㆍ현직 평가팀장 대상 범행

1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부산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A씨(50대·전직 부기장)의 흉기 습격에 숨진 기장 B씨(50대)는 해당 항공사의 표준평가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범행을 저지른 A씨는 또 다른 전 직장 동료인 기장 C씨를 해치려고 택시를 타고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C씨는 B씨에 앞서 이 항공사 표준평가팀장을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기장과 부기장 등 비행기 조종사는 통상 1년에 2, 3회 비행 및 위기관리 능력 등을 검증하는 정기 평가를 받는다. 표준평가팀장은 각 항공사 평가의 표준과 매뉴얼을 수립하고, 이 같은 평가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부기장으로 재직한 A씨는 이런 정기 평가 대상이었으며, 평가에서 불합격한 이력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A씨는 기장 승격 심사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장 출신인 고승희 전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정기 평가에서 불합격하면 보강 훈련 이후 재평가 등 절차가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비행 정지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며 “항공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기 평가 불합격은 장기적으론 기장 승격 심사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검거된 A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득권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전 교수는 “평가는 항공사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사감(私感)을 배제하고 철저히 매뉴얼에 따라 이뤄진다”며 “왜곡된 피해 의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이코패스 검사 진행, 내일 영장 심사

A씨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4명을 해칠 계획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며 A씨가 이들에게 앙심을 품게 된 구체적인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범행 대상자들의 뒤를 밟아 거주지역과 생활 패턴 등을 알아냈고, 정확한 주소 확인을 위해 배달원으로 위장해 대상자들이 사는 아파트 등을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에 재직하던 A씨는 병가를 거쳐 2024년 퇴사했다. 병가를 내기 전 받은 검진에서 정신건강 의심 징후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9일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다. 우울증ㆍ공황장애 등을 앓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0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울산 검거 후 부산 압송 때와 달리 별도 포토라인 등은 설치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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