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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에 '트럼프 조련사' 나토 사무총장 시험대에

연합뉴스

2026.03.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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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유럽 회원국-트럼프 갈등 중재 버거울 수도"
중동전쟁에 '트럼프 조련사' 나토 사무총장 시험대에
"이번엔 유럽 회원국-트럼프 갈등 중재 버거울 수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트럼프 조련사'로 통하는 마크르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중동 전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뤼터 사무총장은 집권 1기때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내며 나토 해체를 공공연히 거론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수완을 발휘하며 나토의 원심력을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이다.
러시아에 맞서 서방의 단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나토의 결속을 지키는 데는 설득과 아첨, 개인적 매력을 뒤섞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 온 뤼터 총장의 '개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게 브뤼셀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뤼터 총장에 대해 '환상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뤼터 총장에게도 중동 전쟁으로 재차 노출된 나토의 이번 균열 위기를 중재하고 동맹의 단합을 유지하는 것이 버거울 수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19일(현지시간)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에 맞서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했지만 나토 동맹국들이 일제히 퇴짜를 놓자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번 일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나토 내 미국 역할의 재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뤼터 총장은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위협, 나토 동맹들을 향한 방위비 인상 압박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뒤흔들 때마다 겉으로는 최대한 비판을 자제하면서 물밑에서 설득에 나서 균열을 봉합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이란 사태에서도 공개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발언을 삼가고 막후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존의 '트럼프 대응법'을 구사 중이다.
뤼터 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했을 때도 이란의 핵·미사일 야욕은 중동을 넘어서는 위협이라며 이란 공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나토 외교관은 이에 대해 "현시점에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여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계산한 것"이라며 "트럼프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겉으로는 조용히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춰 동맹의 결속을 지키는 뤼터 총장의 이런 접근법은 '비굴하다', '미국 편을 든다'와 같은 비판을 받곤했지만 이번엔 동맹 내에서 더 큰 반발을 부르는 모습이다.
이란 전쟁 초기 그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협공에 대해 나토 내 '광범위한 지지'가 있다고 주장하자 이 전쟁을 '불법'이라고 앞장서 비판한 스페인은 강하게 반박했다.
유럽의회 국방위원회 일원인 루치아 야르(슬로바키아) 의원은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스페인 총리의 갈등과 관련, '동맹국 간 논쟁이 있을 때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하자 "나토 수장의 발언인지 미국 대표의 발언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중동 전쟁에 대한 유럽 동맹국들의 거부감이 워낙 큰 데다 방어 동맹인 나토가 전쟁에 직접 개입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잠재우고 나토 결속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또 중동 전쟁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위협 대비라는 나토의 핵심 임무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어 이래저래 뤼터 총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폴리티코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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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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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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