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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합쳐보라" 제안, 서로 질색한다…이준석-한동훈 악연의 서사

중앙일보

2026.03.19 13:00 2026.03.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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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24년 3월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와 교류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대표를 향한 감정이 좋지는 않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은 19일 ‘연대설’에 각각 이런 대답을 내놨다. 보수진영에선 6·3 지방선거 전후로 양측이 연대해서 새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주문이 적잖이 나오지만 호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연대설에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 선과 악이 존재한다고 보는 검찰주의자”라며 “성향이 다른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1월에는 “김영삼 대통령 일대기 영화를 보고 나서 그걸 본인과 동치시키려고 하는 건 정치권의 예의가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한 전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시청 이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을 믿고 계속 가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수장들만 으르렁대는 게 아니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13일 소셜미디어에 개혁신당을 겨냥해 “왜 지지도가 갈수록 바닥을 향하느냐”며 “밉상 국민의힘보다도 (비호감도가) 높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개혁신당 지지율은 1%, 비호감도는 76%였다. 이에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낮은 지지율을 조롱하는데, 그분(한 전 대표)은 돌아갈 낮은 지지율의 정당조차 없다”며 “악플쓰다 제명당한 것보다 떳떳한 1%가 더 자랑스럽다”고 맞받았다.

또, 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직 언론인 조갑제씨가 19일 채널A 유튜브에서 “이 대표는 경기지사로 나오는 게 좋지 않느냐”고 했지만, 개혁신당 관계자는 “한 전 대표를 살리자고 이 대표 죽으라는 헛소리”라고 말했다.
2024년 5월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개혁신당 제1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이기인 당시 당대표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은 왜 악연이 됐을까. 이 대표의 개혁신당 창당이 본격적인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는 게 다수설이다. 한 전 대표는 2024년 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개혁신당을 겨냥해 “생각이 같지 않던 사람들이 돈 때문에 위장 결혼하듯 창당했다”며 “지금 이혼하듯 갈라서면 보조금 사기”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으로 86억원의 보조금을 챙긴 과거를 추억하면서 또 위성정당을 차리겠다고 한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성상납 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에서 위기에 빠졌을 때 친한계에서 비난을 퍼부어서 앙금이 쌓여왔던 게 창당으로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갈등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당원게시판’ 의혹에도 “여론조작 시도라면 정계 은퇴를 해야 하고, 가족들 아이디를 동원해 욕을 한 거라면 그냥 찌질한 것”이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하지 않았으나, 친한계 의원은 “이 대표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전히 야권 한 켠에는 “한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정계 개편 국면에서 힘을 합치면 시너지가 있을 것”(국민의힘 의원)이라는 미련도 남아 있지만, 양측을 잘 아는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색깔이 비슷한 이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보수 진영 세대 교체 주도권을 두고 싸울 수밖에 없다”며 “둘 다 주인공이 돼야 하는 물과 기름의 관계”라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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