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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망직한 놈이 없어" "제주 경제 도움 준 사람 있냐" [제주 선거 민심]

중앙일보

2026.03.19 13:00 2026.03.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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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의 풍경. 관광객이 전성기 때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모습이라고 한다. 오소영 기자
“달망직한(똑똑한) 놈 하나 없습니다예. 안되는 놈 붙잡아놔그네 지사 만들어줄커라 생각하니 지금 열불이 안 나게 생겼수과.”(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 상인 김모씨)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제주에선 여야가 압도적 지지율 격차를 보이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었다. 민심은 아직 ‘그들’ 중 누구를 택할지 정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뉴스1 제주본부·JIBS·제민일보·미디어제주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제주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61.4%로 국민의힘(19.2%)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었고, 공천이 확정된 문성유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13.9%로, 3자 경선(4월 2~4일)이 예정된 민주당의 문대림(26.2%)·오영훈(24.7%)·위성곤(21.2%) 후보의 지지율보다 낮았다. 그러나 민주당 내 3파전은 치열했다. 민주당 주자들 사이의 후보 적합도 역시 세 후보는 각축전 양상(문대림 31.1%, 오영훈 28.9%, 위성곤 23.4%)을 보였다.

오 지사와 문 의원의 감산 요인을 감안하면 판세는 더 안갯속이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경험이 있는 문 후보는 25%, ‘도정 평가 하위 20%’ 판정을 받은 오 지사는 20%를 본인 득표에서 감산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이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6·3 지방선거 제주 지역 경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영훈 제주지사, 위성곤 의원, 문대림 의원. 연합뉴스
18일 제주동문시장·중문향토오일시장·매일올레시장에서 만난 도민들에게선 정당 지지율 격차의 원인이 민주당이나 민주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호감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신뢰의 표출이라는 점이 쉽게 확인됐다.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특산품을 파는 김모(60)씨는 “내란 못 끊는 국민의힘이 싫으니 다들 눈 질끈 감고 ‘아유, 그냥 (민주당) 찍어주라게’하면서 한숨 쉰다”며 “제주 경제에 도움 준 사람이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귀포시 중문향토오일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는 김희철(77)씨는 지난 2018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뽑았다. 하지만 지난해 기관별 업무보고를 보고 이 대통령을 지지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잘해서 민주당을 찍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후보는 없다”며 “대통령을 도우려면 여당이 지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에선 현역인 오 지사에 대한 평가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희철씨는 “안정을 위해 오 지사가 연임했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제주시 제주동문시장에서 만난 김민영(41)씨는 “오 지사를 ‘오무능’이라고 부른다”며 “양문형 버스는 왜 했으며 차 없는 거리는 왜 만드는지, 오 지사가 또 후보가 되는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18일 오전 텅 빈 중문향토오일시장을 지켜보는 상인의 뒷모습. 시장 상인들도 하나 둘 장사를 접으면서 규모가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오소영 기자
오 지사가 내건 ‘지방 분권을 위한 연방자치도 전환’ 공약에 관한 설왕설래도 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함께 해 온 조성복 독일정치연구소장은 “연방자치제는 독일의 연방제 모델을 도입해보고자 하는 시도”라며 “전체 예산을 직접 편성하고 하나의 국가처럼 운영하자는 것인데, 지리적으로 분리돼 있고 인구가 적은 제주도가 시작해보기 좋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제주도가 독립 준비가 안됐다”거나 “주변에서 얘기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제주 제2공항과 부동산 등 지역 이슈도 변수다. 올레시장서 만난 김성환(57)씨는 “2016~2017년 중국 자본 유입으로 부동산 붐이 일어나면서 서울 다음으로 제주 집값이 높다”며 “관광 경기도 안 좋아지면서 돈 벌어 집 사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박신형(47)씨는 “특히 제2공항을 10년 넘게 질질 끌면서 제주 건설업이 완전히 죽었다. 새 지사가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서귀포 거주 임채봉(73)씨는 “제2공항 위치가 완전 철새 도래지다. 무안공항 같은 일 있음 어쩌려고 하나”며 우려했다. 같은 조사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전면 중단을 원한다’는 응답자(27.8%)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찬성) 응답자(27.9%)가 팽팽히 맞섰다.



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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