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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세계 7번째 도전…고리1호기 해체 성공땐 500조 신시장 열린다

중앙일보

2026.03.19 13:00 2026.03.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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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한국 산업의 불을 밝혔던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원전)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 9년 만인 다음 달 본격적인 해체 수순을 밟는다. 발전소로서 수명은 다했지만, 향후 5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의 문을 여는 핵심 열쇠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 18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 원전. ‘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터라 들어가기 위해선 신분 확인 및 휴대폰 차단앱 설치 절차를 거쳐야 했다. 거대한 회색 차수문 뒤에 자리잡은 고리 1호기 건물에 들어가니 사방은 고요했다. 작업자로 붐볐을 원전 곳곳에는 ‘공사중’, ‘미사용’이라고 쓰인 안내문과 표지판만 남아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는 4월 해체 작업을 앞둔 고리 1호기의 터빈실. 사진 원자력안전위원회

3층 터빈실 내엔 원자로에서 생긴 증기로 발전기를 가동해왔던 녹색 거대한 터빈이 가동 중단 직후 모습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건물 한쪽 벽에는 ‘내가 조인 나사 하나 안전운전 약속한다’라는 표어가 빛바랜 채 남아 있었다. 197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587메가와트(㎿e)급 원전으로 영구 정지된 2017년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6월 해체가 승인됐고 다음달부터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고리 1호기의 해체는 한국 원전산업계가 원전 해체라는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는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영구정지된 원전은 215기고, 이 중 25기만이 해체가 완료된 상태다. 지난해 3월 기준, 운전 중인 원전 가운데 가동연수가 40년 이상 된 원전은 총 190기(45.7%), 50년 이상인 원전은 44기(10.6%)로, 해체 대상은 점점 더 늘어날 예정이다. 원전 한 기당 해체 비용이 7500억원에서 1조원까지 달하는 걸 감안하면 업계에선 2050년까지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약 5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로 한정하더라도 2030년대부터 약 26조 원 정도 규모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거대하지만, 자력으로 원전 해체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스페인, 스웨덴, 슬로바키아 등 전 세계 6개국뿐이다. 고리 1호기 해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전세계 원전 해체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되는 셈이다.

차준홍 기자

지난해 6월 해체 승인 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고리 1호기 해체를 위한 점검을 진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현재 석면 등 보온재를 제거하는 중이고, 하반기에 배관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터빈 등 비관리구역 해체를 먼저 진행하고, 방사선 관리 구역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제염(오염 제거), 시설 절단, 원자로 내부 구조물 해체 등 모든 작업이 해체 산업의 원천 기술이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2015년 전체 해체 기술을 분류하니 총 58개 기술 중 국내에서 17개 기술을 미확보한 걸로 분류했다”며 “고리1호기 해체 승인 신청 뒤 약 6년간 그에 대한 기초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원전을 어떤 순서로 해체하냐에 따라 효율이 많이 달라진다”며 “고리 1호기를 통해 해체 공정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한편 해체 준비 중인 고리 1호기와 콘크리트 벽 사이로 맞닿아 있는 고리 2호기는 재가동 준비가 한창이었다. 1호기를 둘러보는 중간에도 벽 너머로 기계음이 들렸고, 발전소 부지에는 대형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이동형 펌프차, 이동형 발전차 등이 새롭게 비치됐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지난 2023년 설계수명인 40년이 지나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해 11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오는 2033년까지 재가동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이르면 29일, 늦으면 4월 초 재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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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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