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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부인데 "난 상층 아냐"…상위 20% 오른 흙수저 비결

중앙일보

2026.03.19 13:00 2026.03.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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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나보다 잘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양육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성공 방정식이 달라지고 있어서인데요. 과거에는 명확한 길이 있었습니다. 의대나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직을 갖거나 대기업에 들어가면 ‘계층 상승’이 가능했죠. 하지만 인공지능(AI) 등장으로 미래에 어떤 전공과 직업이 살아남을지조차 불투명해졌습니다.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더중플 시리즈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는 그 답을 찾기 위해 현재 대한민국의 준거집단을 살펴봤습니다. 준거집단은 무언가를 판단하고 행동할 때 기준으로 삼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계층 상승 욕구가 강한 한국인의 시선은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을 향했어요. 평균 50%(가구소득 7427만원, 자산 5억6678만원)의 삶이 아닌 상위 20%(가구소득 1억7338만원, 자산 13억3651만원)를 꿈꾸며 자신과 아이의 삶을 설계하고 있었죠.

hello! Parents는 특별기획 ‘2026 중상층 리포트: 그들은 아이를 어떻게 키우나’를 통해 그들의 삶을 세세히 들여다봤습니다. 해당 기준에 속하거나 인접한 3040세대 20명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중상층이 됐는지, 무엇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그것을 아이에게 어떻게 물려주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터뷰 참여자 이름은 가명으로 표기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상층은 아니죠.”

“자신이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는 질문에 김현우(40·서울 강남)씨는 이렇게 말했다. 부부가 모두 의사인 김씨의 합산 소득은 상위 10% 기준(2억2042만원)을 훨씬 웃돌지만 주변에 훨씬 부유한 사람들이 많아서다. 객관적으로 그의 삶은 중상층에 속한다. 서울 상위권 대학 의대를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으며, 두 딸을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영유)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반면에 서울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성준(47·서울 양천)씨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이 어려워지면서 반지하 빌라로 이사를 갔다. 그는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대기업 취업 대신 부동산 중개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루라도 빨리 ‘밥벌이를 하기 위해서’다. 과거 자신을 ‘흙수저’라 칭한 그는 “현재는 상위 1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혜린 디자이너
두 사람의 판단을 가른 건 소득도 학벌도 아닌, ‘부동산’이었다. 김씨는 무주택자고, 박씨는 다주택자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집이 있느냐, 없느냐’가 계층을 가르는 기준이 된 셈이다. 인터뷰에 응한 20명 모두 중상층의 기준으로 가장 먼저 부동산을 언급했다. 자산·소득·결혼·교육·문화·관계 자본 중 사회적 계층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산을 꼽았다. 소득이 상위 20%에 미치지 못해도 서울 아파트가 있으면 중상층이라고 답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드라마 제목 같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요원한 일은 아니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3년 4억원대로 떨어졌다가 지난 연말 15억원을 돌파했다. 그사이 서울과 전국 아파트 가격은 1.8배에서 2.7배로 벌어졌다. ‘얼마를 버느냐’보다 ‘언제, 어디에 집을 샀느냐’로 자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공무원 권진용(44·강원 원주)씨는 “아내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수도권 아파트를 판 게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반포 래미안 트리니티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반포아파트 제3주구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총 17개 동 209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3040 중상층은 일찌감치 부동산 투자에 눈을 떠 취업 혹은 결혼과 동시에 아파트를 산 경우가 많았다. 뉴스1
부동산으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들이 가장 부지런하게 움직인 것도 이 시기다. 대기업에 다니는 최혜정(39·경기 용인)씨는 2011년 취업과 동시에 집부터 샀다. “K장녀로서 대입·취업·결혼 등 하나의 과업을 완수하면 다음은 무엇인가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성격” 덕이다. 당시 3억원 주고 산 경기도 아파트는 2배 넘게 오르며 투자의 밑바탕이 됐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의사 강성호(43·부산 해운대)씨는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대학을 서울로 갈 경우에 대비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뒀다”고 했다.

이는 자산보다 소득을 중시했던 5060세대와 확연히 다른 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7년간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서울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20년을 모아도 부족할 정도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똘똘한 한 채’가 고소득 전문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직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자녀 교육 방식도 달라졌다. 국·영·수 같은 입시 위주 교육보다 경제 교육에 공을 들였다. 이들이 아이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효과를 발휘했을까?
hello! Parents가 추천하는 특별기획 시리즈
①몸테크로 80억 불린 흙수저, 요즘 ‘금 1000돈’ 모으는 이유
2026년 대한민국 계층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은 부동산이다. hello! Parents 취재 결과 서울 아파트 보유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3040 세대 중상층은 어떻게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을까? 상급지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투자는 무엇이었을까? 상급지는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를까? 그것이 자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101

②“빅테크 입사 못해도 그건 사라” 억대 연봉 아빠가 딸에 한 조언
‘명문대 나와서 대기업 간다’는 기존 성공 공식은 이제 완전히 깨졌다. 학력과 소득의 상관관계는 사라져 가고 있었다. 소셜미디어(SNS) 열풍을 타고 등장한 신흥 직업군은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보다 높은 소득을 올렸다. 이들이 몸값을 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아이 진로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700

③대치권에서만 서울대 233명 갔다…그들이 ‘5대 학군’ 사는 이유
“학군지, 가야 할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면 학군지 고민이 시작된다.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지금이라도 가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간다면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학군지 및 교육계 관계자 60여 명 심층 인터뷰를 통해 대치·반포·잠실·목동·중계 등 서울 5대 학군지를 집중 분석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6636

④휘문고 미달 된 이유 있었네…대치동 엄마가 몰래 보낸 학원
“확 달라진 대입, 도대체 뭐가 바뀌는 걸까?” 교육관계자 4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입시 개편의 첫 번째 키워드는 정성평가였다. 평가의 축이 정량에서 정성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해졌고, 답을 맞히는 문제 풀이가 아니라 문제 푸는 역량을 보여주는 탐구력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입시 로드맵도 달라지고 있었다. 초등 아이 키우는 양육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3868

⑤제주·송도까지 어떻게 보내요… 한가인 픽한 ‘국제학교 대세’
어느 때보다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국제학교 시장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특징은 뭘까? 국제학교 관계자 및 양육자 40여 명을 심층 취재해 세 가지 특징을 뽑았다. 제주·송도 인가 국제학교뿐만 아니라 서울·경기 소재 미인가 국제학교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데 보내도 되는 걸까? 국제학교에 보낼 때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5890



민경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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