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종료일인 지난 19일 신형전차와 무인공격기를 동원한 전술연습을 참관하면서 ‘전쟁준비 완성’을 강조했다. 지난 14일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600mm 방사포를 쏘며 전술핵 능력을 과시한 것에 이어 신형 전차와 무인기를 앞세워 현대화된 재래식 능력까지 결합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통해 빠르게 습득한 ‘현대적 교리’를 지상군 전력의 핵심인 전차부대에 적용해 대남 선제타격이 가능한 북한식 핵·재래식 전력 통합(CNI)전력을 운용하겠단 의도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이 전날 인민군 수도방어군단 직속 평양 제60 훈련기지를 방문해 보병, 전차병 구분대들의 협동공격 전술연습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술연습은 적의 반장갑 방어저지선을 타격, 습격, 점령하고 전차와 보병의 돌격으로 공격 성과를 확대하는 전술적 구분대들의 공격행동 시 협동 질서와 전투 조법을 숙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문은 “신형 주력 전차의 능동방호 체계 검열을 위한 각이한 시험이 있었다”면서 “신형 주력 전차는 각이한 계선과 방향에서 공격해 오는 대전차 미사일과 무인기들을 100%의 명중률로 요격하면서 우수한 능동방호체계의 효율성을 뚜렷이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번 전술연습에 동원한 신형 전차는 지난해 10월 당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인 ‘천마-20’으로 보인다. 특히 능동방호체계(APS)를 언급한 것은 적의 공격을 자동으로 탐지·요격하는 체계를 갖춘 3.5세대 전차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훈련은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꾼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에 대한 북한식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면서 “신형전차에 적용된 새로운 기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통해 얻은 데이터와 기술 교류의 산물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정은은 신형전차의 핵심 기술 개발에 “7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면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 도입되고 전방위 위협 탐지 체계를 갖춰 공격해 오는 각이한 대전차 미사일과 무인기와 같은 공중 목표들도 높은 정밀도로 소멸할 수 있는 기동적인 방호종합체계를 갖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차만큼 자체 방어 능력이 강한 장갑무기는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제부터 우리 육군에는 이 우월한 신형 전차들이 대대적으로 장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전쟁준비 완성도 재차 강조했다. “우리 군대의 각급은 격양된 기세를 조금도 늦춤 없이 계속 비상히 고조시켜 전쟁준비 완성의 비약적인 성과로 이어 나가야 한다”면서다. 그는 또 “전투능력 향상을 위한 실전 훈련들과 훈련 경기들을 더 강도 높게, 더 많이 조직 진행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은은 2023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사실상 한반도 적화통일을 의미하는 ‘영토 완정’ 의지를 계기마다 지속적으로 내비쳐왔다. 그의 이날 발언은 이런 자신의 대남 기조를 현실화할 수 있는 북한식 CNI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참관에는 김정은의 딸 주애도 동행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주애가 운전하는 신형 전차에 김정은과 주요 군간부들이 올라탄 모습도 담겼다. 주애는 9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의 군사 분야 공개 활동에 빠짐없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지난 12일에는 주애가 단독으로 저격 소총을 잡은 모습과 군 간부들과 나란히 서서 권총 사격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임을출 교수는 “주애가 총을 쏘고 전차에 오른 것을 공개한 건 차기 지도자가 ‘현대전에도 능통한 군사 천재’임을 조작해 가는 정교한 우상화 작업”이라면서 “단순한 참관자에서 ‘전사’이자 ‘지휘관’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혁명 계승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애가) 한·미 연합훈련 기간 보도된 모든 (북한의) 훈련에 동행했다”며 “김정은 후계 내정과 관련해서는 정보기관의 판단에 유념하면서 관계 기관과 함께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