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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10대 자살에…정부 ‘심리부검’ 청소년으로 확대

중앙일보

2026.03.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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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 예방을 위한 '한번만 더, 동상' 모습. 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청소년 자살에도 '심리부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10대 자살이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교육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은 20일 서울에서 이러한 내용의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성인에게만 적용하는 심리부검을 내년부터 청소년까지 확대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근거 기반 자살 예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유족·지인 면담과 상담 기록 등을 분석해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조사 방법이다. 2015~2025년 누적 1602건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가 심리부검 사업을 총괄하고 올해 면담 도구 등을 개발한다. 발달력, 또래관계, 학교생활, 인터넷·게임 사용 등 청소년 발달 특성과 환경적 요인이 고려될 전망이다. 교육부·성평등부는 각각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경찰청은 유족 연락처 등 수사 관련 자료로 협조할 계획이다.


박정우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10대 자살이 늘면서 심리부검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지난해 말 관련 예산이 반영됐고, 이번 업무협약으로 각 부처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며 사업이 본격화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 세대’ 청소년의 자살 지표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0대 이하 자살 사망자 수는 2024년 372명에서 지난해 392명(잠정치)으로 늘었다. 10대 자살률도 2011년 10만명당 5.5명에서 2024년 8명으로 오름세가 뚜렷하다. 소셜미디어 의존과 가족 해체, 입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학생 자살 심리부검이 부분적으로 진행되다 수년간 중단된 상태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청소년정책포럼에서 “자살 청소년은 회피·순응적인 경우가 많고,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많지 않다”면서 “드러나지 않는 자살 사망 위험 요인을 탐색하기 위해 심리부검 등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심리부검을 통해 숨겨진 자살 위험 신호를 발굴하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청소년 자살 예방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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