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고위관계자들이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현안 논의를 위해 극비리에 회동했다.
20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두 기관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오찬했다. 오찬장에는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과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 등 양측 지휘부 외에도 실무 책임자들이 참석해 재판소원 실무를 둘러싼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는 두 기관이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소통의 물꼬를 트는 성격이 짙었다고 한다. 심리에 필요한 재판 기록 이송 등 실무적인 문제나 재판 취소 후의 후속 절차 등 법리적인 문제 보다는 양측이 재판소원 도입 후 두 기관의 현안을 공유하고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 자리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재판소원과 관련해 두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타진 중이다. 다만 오찬 자리에서 공식 소통 창구를 만들자거나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두 기관은 재판소원 도입 후속 절차와 관련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 차장은 지난 16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리고 “관계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 제도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손 차장도 10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장차 법원과의 협의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기관이 재판소원으로 급박하게 대응해야 할 과제가 결을 달리하는 만큼 당분간은 서로 내부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접수되는 사건들을 사전 심사 단계에서 선별하는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이날 오후 헌재 산하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는 ‘재판소원 적법요건 심사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법원은 내부에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