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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직접 뛴 쿠팡 대표…6500원 국밥 먹으며 전한 소감

중앙일보

2026.03.19 23:48 2026.03.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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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송 중간에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쿠팡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 노동환경을 확인하겠다던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실제로 새벽 배송 업무에 나섰다.

쿠팡은 19일 저녁 8시 30분부터 이튿날인 20일 오전 6시 30분까지 로저스 대표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쿠팡로지스틱스(CLS) 배송캠프에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염 의원은 지난 청문회에서 쿠팡의 과로사 문제를 지적하고 로저스 대표를 향해 배송 체험을 제안한 바 있다.

배송 업무 시작 전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원실과 함께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 “쉽지 않은 결정을 조율해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다. 이후 준비 체조, 배송업무 교육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택배 상차 등 작업을 시작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앞서 지난 12일 CLS 캠프에서 사전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쿠팡 프래시백을 들고 배송을 하고 있다.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는 택배를 분류하고 실어 나른 후 쿠팡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쿠친)’와 함께 차를 타고 지역별 배송도 직접 나섰다. 이번 업무에서 염 의원과 로저스 대표가 배송한 대상 가구는 약 130곳이며, 직접 소화한 배송 물량은 각각 200건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공개한 현장 영상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새벽 배송프레시 백을 배달한 후 고객에게 보낼 기록용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쿠팡 측은 이번 새벽 배송이 국회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유통·택배업계에서 정치권 인사와 기업 측 대표가 같이 배송 물류 업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이번 쿠팡 측 행보를 정치권에 던지는 유화 제스처로 보고 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새벽배송을 끝내고 국밥을 먹고 있다.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는 염 의원과 새벽배송을 마치고 인근의 콩나물국밥집에서 마주앉아 식사도 했다. 이 자리에는 새벽배송을 함께 한 쿠친도 동석했다. 메뉴는 6500원짜리 콩나물국밥과 만두 등으로, 새벽배송을 해 본 소감 등이 오갔다고 쿠팡 측은 밝혔다.

업무를 끝내고 로저스 대표는 “고객을 위해 수고해주는 배송인력을 포함해 쿠팡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안전하면서도 선진적인 업무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염 의원도 체험 직후 “새벽배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며 “반복작업이 이뤄지는 구조 속 야간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다는 현실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해럴드 로저스 한국 대표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송체험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쿠팡
다만 이번 배송체험 뒤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의 고충이나 업무 강도, 근로 환경 등에 대한 쿠팡의 공식 입장이나 언급은 없었다.

앞서 16일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새벽 배송 노동자 과로사와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산업안전감독 계획을 발표했다. 쿠팡이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과로사 노동자에 대한 산재 은폐를 시도하고 유족과의 합의를 유도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기획 감독으로, 쿠팡 본사 및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CLS 물류센터 및 캠프 100여 곳이 감독 대상이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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