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를 통과한 공소청법 부칙 조항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에 기존 검사들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정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공소청법 부칙 제7조 1항이다. 이 조항은 종전 검찰청 검사를 공소청 소속으로 보면서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문구는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수정 막판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의사 존중’이라는 표현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정말 본인 의사에 따르려는 취지였다면 ‘의사에 따라’라고 명시했어야 한다”며 “지금 문구는 상황에 따라 인사권자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기관으로 전직시킬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조항이 사실상 중수청 인력 확보를 위한 장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할 조직에는 수사 경험과 법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수적인데, 자발적 지원만으로는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법안 수정 작업을 맡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정부의 주도적 권한을 명확히 했다”며 “기존 검찰 인력을 공소청이나 중수청으로 발령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수청 등’이라고 했기 때문에 공소청 검사를 경찰청으로 발령내버릴 수 있다는 해석 역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직 검사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 검사는 “중수청 이원화 논의 당시에는 ‘검사가 장악하는 제 2검찰청’이라며 막아놓고, 이제 와서는 수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제로 끌어다 쓰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결국 수사를 잘하는 ‘에이스’ 검사들이 우선 이동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인력 유출과 조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검사와 검찰 직원이) 경찰청 등 전혀 이질적인 기관으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런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이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제 전직이 될 경우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사라는 직위는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신분 보장과 직무 독립성이 인정됐는데, 이를 다른 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직업 선택의 자유나 공무담임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청 공무원으로 임용된 신분을 다른 직역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결국 기본권 침해 문제로도 직결되고, 행정 처분 성격이기 때문에 (정부가 실제 강제 임용을 한다면) 헌법소원과 행정 소송을 함께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