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위해 전국 순회에 나선 첫날, 장 대표를 둘러싼 ‘삼중 악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장 대표는 20일 울산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시당 정견 발표회에 참석해 “오늘(20일) 자리가 승리의 결의를 다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대표인 저부터 모든 것을 갈아 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깐 우리에게 역풍이 분다고 할지라도 역풍을 순풍으로 바꿔 가는 것, 그것이 정치이자 국민의힘 DNA”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축사 중간 중간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장 대표는 21일에는 대전을 찾아 충청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그러나 깃발을 든 첫날부터 상황은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선 혁신, 후 선거가 원칙이 돼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과 12일 서울시장 예비후보 접수를 두 차례 거부하며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혁신 선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며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후보 등록을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오 시장이 명태균 사건 관련 재판이 있는 데도 메시지를 낸 것을 보면 장 대표가 선거 운동 전면에 서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20일 법원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 결정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을 내렸다. 친한계 징계를 주도해온 장 대표로선 정치적 부담이 한층 커진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 조치가 중대한 하자가 있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판결”이라며 “장 대표가 반헌법적·반법률적 행위를 일삼는다는 지적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월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유’ 처분을 의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당원을 모욕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달 13일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가 최근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배현진 의원도 20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는 공개 사과하고, 장동혁의 썩은 칼 윤리위는 스스로 전원이 물러나길 바란다”고 적었다.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는 “비정상 정당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3선 의원은 “장 대표가 어설프게 징계를 추진했다가 친한계로부터 역공을 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라고 했다.
공천 갈등 내홍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은 장 대표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중진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결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더 이상 갈등이 커져서는 안 된다. 이 위원장께서 해당 지역의 정서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공정한 경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었다. 공천 갈등이 대구시장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장 대표가 직접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같은 인물, 같은 방식, 같은 경쟁으로는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정치는 위기 때마다 판을 바꿔왔고, 지금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대구시장에 출마한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중진 의원을 전원 컷오프한 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영하·최은석 등 초선 의원으로 경선을 치르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공관위는 내정설 논란이 있던 충북지사 후보에 대해 경선을 치르기로 확정했다. 김영환 현 지사는 컷오프로 제외했지만 조길형 전 충주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윤갑근 변호사 등 기존 후보에 더해 추가 접수한 김수민 전 의원까지 합해 경선을 진행키로 했다. 다만, 조 전 시장은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다.
경북지사 후보는 코리안시리즈 방식으로 진행된 1차 예비경선에서 이긴 김재원 최고위원과 결선을 위해 대기하던 이철우 현 지사의 최종 경쟁으로 압축됐다. 이강덕 전 포항시장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