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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에 카타르 LNG 차질까지…올여름 가스·전기요금 상승 압박

중앙일보

2026.03.20 02:14 2026.03.2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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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이 있는 라스라판 산업도시. AFP=연합뉴스

카타르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공격당하면서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원유를 넘어 가스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로 수급 자체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한국가스공사는 LNG 수급 차질 우려에 대해 “(한국이 수입하는 LNG 가운데) 카타르산 비중은 올해 기준 14% 수준으로 높지 않고, 대체 수입처도 있다”며 “적기 물량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안정적 LNG 공급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국내 가스 수급에는 문제없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이란의 LNG 시설 공격으로 한국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계약 이행이 불가할 수 있음)을 선언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수급 차질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이를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 설명대로 국내 LNG 수입은 중동 지역 의존도가 석유에 비해선 낮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LNG 수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호주(31.4%)였고, 이어 말레이시아(16.1%), 카타르(14.9%) 순이었다. 한국의 가스 의무 비축량은 약 9일분인데, 이 기준을 뛰어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수급엔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이 있는 라스라판 산업도시. AFP=연합뉴스

문제는 가격 상승 우려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시설 복구가 늦어지면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 폭등을 유발할 수 있다. LNG는 국내 3대 전력 생산 원료일 뿐 아니라 가정 난방 등에 쓰이는 도시가스의 원료다. 전기·가스요금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이미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LNG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진 상태다. LNG 장기 계약 물량의 상당 부분은 유가에 연동되는 구조다. 최근 두바이유 급등은 4~5개월의 시차를 두고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을 밀어 올리게 된다. 여름철 냉방 수요로 전력 이용이 늘어나는 7~8월에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거세질 수 있는 셈이다.

사태가 길어지면 에너지 비용 부담이 겨울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의 영향에 더해 카타르 물량을 대체하기 위한 경쟁으로 가격 상승 위험이 커졌다”며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여름철은 물론 차질이 이어지면 겨울철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기존 장기 계약에 따라 정해진 가격으로 물량을 추가 도입할 수 있는 ‘증량권’ 확보 등 계약상 노력과 함께, 발전량 확보를 위해 발전원별 가동률을 사전에 조정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제유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정유사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 제한 등을 검토 중이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현재 원유 수급에 대해 “비상 상황”이라며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이 원유로 생산한 석유제품의 50%는 수출을 하는데, 50%까지 되지 않도록 하는 상황도 상정해 비상 플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수급 조정 명령과 수출 제한 조치까지 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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