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서울시장 플랜A" 다둥이아빠 박수민 설득한 '934호 회동'

중앙일보

2026.03.20 14:00 2026.03.20 14: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밝히기 위해 취재진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제가 당의 혼란을 끝낼 소방수가 맞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겠습니다.”(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공천 접수를 거부하며 극도의 파열음이 일던 지난 16일, 박수민(서울 강남을·초선) 국민의힘 의원은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이미 결단했었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확정한 곳은 국회의원회관 934호,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이었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를 결심하고 다음날인 17일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전격 선언했다. 박 의원의 출마 선언 이후 오 시장도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초선’ 박 의원은 왜 김 의원의 사무실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확정했을까. 박 의원이 출마를 결단한 자리엔 누가 함께 있었을까.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자리엔 박 의원과 그의 출마를 설득하려는 국민의힘 김대식·유상범 의원, 조광한 최고위원 등 4명이 있었다. 김대식·유상범 의원은 박 의원이 정치적인 고민이 들 때 조언을 구하는 멘토이고, 조 최고위원은 김대식·유상범 의원과 친분이 깊다.

이 시기 국민의힘은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거부하며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결단으로 지난 10일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 명의로 ‘절윤 결의문’을 냈지만, 오 시장이 여전히 후보 등록을 거부해 내홍이 이어졌다. 절윤 결의문의 실무를 담당했던 박 의원의 고민도 깊어졌다고 한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지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절윤 결의문을 작성했는데, 결의문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갈등이 잉태되는 꼴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나경원·안철수·신동욱 의원도 출마 의사를 접으며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현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박 의원은 이즈음 “현역 의원이 선거에 나가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당의 갈등이 일소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때에 갈등만 지속되면 당은 더 견딜 수 없다. 장동혁 대표나 오 시장의 탓만 해서 풀릴 문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밝히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선 참여를 촉구하는 박수민 의원의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다. 유 의원 오른쪽은 조광한 최고위원. 뉴스1
지난해 말부터 박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한 김 의원은 보다 적극적으로 박 의원 설득에 나섰다. 유 의원도 박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는 박 의원에게도 기회”라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934호 회동’이 있기 전날인 15일 박 의원에게 전화해 “침체 상태에 빠진 당의 생명수 역할을 해달라”고 설득했다. 조 최고위원은 “박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 조언을 해 달라는 유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 박 의원 설득의 주역은 유 의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권파도 시장파도 아닌 소신파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며 경선이 재밌게 됐다”(초선 의원)는 평가가 나온다. 박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6월 비상계엄 이후 당 상황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반성문을 발표했고 “탄핵 반대당과 계엄 옹호당이라는 낙인까지 저희 스스로 찍게 됐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5명의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이기도 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공천 신청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현역인 오 시장과 박 의원, 김충환·윤희숙 전 의원과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이사 등 6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저는 플랜B가 아닌 플랜A”라며 “한 번 시작한 이상 절대 남의 들러리를 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양수민.류효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