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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조카 왔습니다" 포탄 뚫고 UAE 달려간 강훈식

중앙일보

2026.03.20 14:00 2026.03.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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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삼촌 만나러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건넨 인사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렇게 와준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강 실장을 반겼다고 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젼략경제협력 특사단이 17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강훈식 실장 SNS 캡처]
강 실장이 UAE 최대 구성국인 아부다비 아미르국 알흐얀 왕족의 국왕 모하메드 대통령을 ‘삼촌’으로 호칭한 건 지난달 강 실장이 방문했던 당시 모하메드 대통령이 ‘삼촌’ ‘조카’ 호칭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부모·자식 뿐 아니라 조부모·친척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슬람 문화에서 가족 호칭은 상당한 신뢰를 상징한다.

이번 특사 방문이 특히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UAE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덕에 모하메드 대통령은 각별히 환대했다고 한다. 강 실장과 특사단의 UAE 순방이 오가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여서다. 특사단은 16일 0시쯤 두바이행 직항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떠났지만, UAE 도착 직전 두바이 공항이 이란의 공격으로 폐쇄됐다. 항공기가 인근 대체 공항에 임시 착륙한 탓에, 비행기 안에서만 약 5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귀국 때도 특사단이 탑승한 비행기가 이륙한 지 30분 만에 공항이 다시 폐쇄됐다고 한다. 강 실장은 18일 귀국 후 브리핑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며 “저희가 도착한 오전 10시 30분에도 특정 항구가 공격 받기도 했다”고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사선을 건넌 방문에 UAE와의 원유 공급 논의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다. 당초 우리 정부는 UAE가 추가로 12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UAE는 그 이상인 1800만 배럴의 원유를 흔쾌히 공급하기로 했다. 우선 공급권을 뜻하는 “넘버 원 프라이어리티(Number 1. Priority)”라는 표현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UAE 당국자들이 자체 회의를 거쳐 나온 표현이었다고 한다. 강 실장도 원유 공급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적어도 원유가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은 확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UAE 원유가 특히 중요한 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때도 원유를 실어나를 수 있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이다. UAE는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고도 원유를 해외로 실어나를 수 있는 우회로를 갖고 있다. 아부다비 유전은 370km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바깥 쪽에 위치한 푸자이라(Fujaira)항까지 연결되다. 매일 공급 가능한 원유가 180만 배럴에 달한다. 이곳에서 원유를 실은 선박이 출발하면 이론상으론 약 2주 만에 한국 도착도 가능하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 때문에 세계 주요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17일(현지시간) 모하메드 UAE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원유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미국 알래스카 원유 공급이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명시적인 발표는 없었다. 실망한 일본 네티즌들은 UAE 방문 성과를 보고한 강 실장의 X(옛 트위터)에 찾아와 “한국은 믿음직한 대통령을 선택했다”(@mokushiroku_rei) “한국은 멋진 성과를 거두었지만, 일본은 바보 같은 총리의 탓에 이미 끝났다”(@8fisxQZ441Amh2M) “한국인이 부럽다”(@myu_00S) 같은 댓글을 남겼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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