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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냐 비트코인이냐 국장이냐…전쟁 전후, 흔들리는 자산공식

중앙일보

2026.03.20 15:42 2026.03.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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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자산시장의 공식을 다시 뒤흔들고 있다. 금ㆍ주식ㆍ비트코인ㆍ부동산 등을 두고 전쟁 전후와 장·단기 구간 수익률이 엇갈리며 투자 고민도 커지고 있다. 혼돈의 장세 속 주요 자산별 흐름과 투자 전략을 짚어봤다.

셔터스톡 제공.


전쟁 이전, 최근 5년 수익률 봤더니


20일 중앙일보는 대신증권과 함께 최근 5년(2021년 6월 4일~2026년 2월 23일)의 주요 자산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지정학적 변수를 제외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 전까지를 기준으로 했다. 각 자산별 대표 지표를 기준으로 평균적 투자자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국내주식은 직접투자(KODEX200)와 간접투자(국내주식펀드 평균 수익률)로 나눴고, 해외주식(SPY)과 부동산(한국부동산원 1월 주택가격지수), 금·비트코인 등을 대상으로 했다.

이 기간 금은 261.5%의 수익률로 압도적 1위였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도 강한 상승률을 보였다. 올초 역대급 상승세가 반영된 결과다. KODEX200은 101.23%,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10.64%로 주요 자산군과 비교해도 수익률이 높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72.55%)과 미국 주식(SPYㆍ61.69%)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7.85%에 그쳤는데, 서초(24.92%)·강남(20.69%)·송파(28.24%) 등 강남권 집값 상승률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 수익률이 월등히 컸다.

차준홍 기자
특히 국내 증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상승의 속도다. 최근 5년 상승분의 70% 이상이 현 정부 출범 이후 9개월 사이(2025년 6월 4일~2026년 2월 23일)에 집중됐다. 이 기간 KODEX200 수익률은 134%,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8.84% 상승했다. 금(63.35%)과 미국 SPY(14.66%) 상승률을 크게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급상승했던 비트코인은 변동성 확대 속에 오히려 35.8% 하락했다. 현 정부가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안정화에 적극 나서며 서울 집값 상승률은 5.57%에 그쳤다. 강남 지역도 송파 12.73%, 서초 6.7% 등으로 상승률이 주춤했다.


과거 5년이 글로벌 유동성에 기대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한 시기였다면, 최근 한국 증시 랠리는 실적 개선과 정책 기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현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을 묶어놓은 영향이 크다. 이러한 정책 기조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가계 자산이 부동산 대신 생산적인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전쟁 이후, 달라진 안전자산 공식

호르무즈 해협을 보여주는 지도. 중동 전쟁 여파로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이곳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전쟁 이후 시장의 풍경은 또다시 달라졌다.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간 관계가 흔들리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나타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중동지역의 긴장이 본격화된 지난달 2월 28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비트코인은 13.4% 상승한 반면, 금과 은은 각각 4.8%, 13.3% 하락했다. 코스피(-9.7%), 미국 S&P500(-2.6%), 일본 닛케이 지수(-8.8%) 등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 하락의 배경에는 거시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금은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기에 달러값이 오르면 상대적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데다, 그동안 상승분에 대한 출회 매물로 가격이 하락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이자 수익이 없는 금 보유의 실익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폭이 컸던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에서 벗어나 위험자산 성격이 다시 부각되며 단기 자금이 유입됐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상승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유효하지만, 구조적 상승을 이끌 동력은 제한적”이라며 “중동 전쟁의 향방에 따른 국제 유가와 통화정책 경로가 핵심 변수로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구조적 상승세에 올라탄 한국 증시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지금은 안전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할 때는 아니다”며 “그동안 코스피를 끌어올린 동력이 정책과 실적인데, 전망은 더 좋아지고 강해졌다. 등락이 있더라도 주식 투자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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