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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장동혁, 尹 닮은 뺄셈정치…지금 지지율도 과분하다"

중앙일보

2026.03.20 16:00 2026.03.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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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본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8일 중앙SUNDAY와 만나, “결국 시스템 공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관위원장을 지냈다. 김상선 기자
대문호 톨스토이의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를 빌자면 국민의힘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얼마 전까지 당내 갈등이 당권파에 의한 징계 질주로 이어져 불행했다면, 이제는 좌충우돌 공천으로 불행하다. “공천을 구걸하는 것은 구차한 일”이란 반발까지 나온다.

과거에도 공천 실패 논란이 거셌던 시기가 있었다. 2020년 총선 때로 황교안 대표-김형오 공관위원장(전 국회의장) 시절이었다. 초반엔 높은 현역 교체율과 통합 기조로 주목받았으나 새 인물로 충원하지 못한 데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결국 참패했다(103석). 김 전 의장은 이후 일종의 징비록인 『총선 참패와 생각나는 사람들』을 남겼다. “의정활동과 연계한 시스템 공천을 해라” “비호감도를 낮춰라” 등의 깨달음을 담았다.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은 그의 좌절담으로부터 배우지 못했다.

1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김 전 의장은 한마디로 개탄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러고도 지지율이 십몇 퍼센트가 된다 ?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Q : 당 지도부는 지지층만 잡으면 해볼 만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A : “자기들도 눈도 있고 귀도 있는데 ‘여론조사가 다 엉터리’라고 생각하겠나. ‘집구석은 망해도 나는 살 수 있다’는 일종의 서바이벌 본능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Q : 나는 산다니?
A : “근본으로 돌아가면 간단하다고 본다. 국민의힘이란 이름이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보수이고 소수 야당이란 게 주어진 조건이다.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는 지키는 것이다. 먼저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투철한 국가관에 입각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굳건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보수이기 때문에 도덕적 삶과 공적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이게 보수의 가치이고 소수 야당으로서 활동의 본질인데 이중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저쪽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많으냐.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현 정국에서 야당 대표가 됐다면 여야 지지율을 완전히 역전시키고도 남을 정도였을 것이다.”


Q : 특히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A :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은 말이 안 되는데 눈 뜨고 당한다. 얼마 전 AI에게 물어봤다. 미국의 대법관은 종신형인데 대통령 재임 4년 혹 8년 동안 대법관을 한 명도 임명하지 못한 대통령이 있느냐고. 몇 명 있다는 거다. (이 대통령은) 대법관을 사실상 다 임명해버린다(26명 중 22명). 재판을 잘못했다고 잡아넣겠다고도 한다(법왜곡죄). 삼권분립이 붕괴하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에 법률가 출신들이 많은데 공부를 뭘 했는지 모르겠다. 필리버스터하고 피켓 시위하고 만세 불러버리는 거다. 끈질김이 없다. 끈질기게 물고늘어질 게 수십 건이다. 야당이 이재명 정권을 뒷받침해주는, 어떨 때는 장동혁(대표)이란 사람이 민주당 2중대하려고 작심한 게 아닌가, 여당인가 야당인가 그런다.”

국민의힘에게는 지금 지지율도 과분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3월,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신청자 면접을 앞두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Q : 자유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의 공존을 전제로 한 건데, 국민의힘 당권파에서 반대파를 험하게 내쳤다.
A : “참 웃기는 게 지금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내부 징계한다고 온갖 에너지를 소진하느냐. 스스로 힘을 얼마나 약화시킬까, 그것만 궁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왜 저렇게 됐느냐. 정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의 눈으로 정치를 우습게 봐서 대통령이 되곤 뺄셈정치만 했다. 거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 들어냈다. 새로운 사람을 충원할 생각도 또 안 했다. 지금 장 대표도 묘하게 윤 전 대통령을 닮아 뺄셈정치를 계속한다. 정당은 파티(party)다. 파트(part) 파트가 모여 된 것이다. 자기 자식도 부모 말을 안 들을 때가 많고 의견이 다를 때가 많은데, 당내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댓글 달았다고 제명하고 지금 그렇게 한가한가.”

요며칠 논란인 공천에 대해 물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보 등록으로 시끄럽다가 대구·충북지사 후보 내정설로 발칵 뒤집혔다. 이 과정에서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호남 출신인 게 거론되는 막장극으로 치달았다. 그는 “공천은 객관성·투명성이 필수이고 능력과 미래비전도 제시해야 한다”며 “결국 시스템 공천이 돼야 한다”고 했다.


Q : 당시 대안을 내놓았다.
A : “(공천은) 크게 두 가닥이다. 미국에서 프라이머리라고 하는 국민이 참여해서 뽑는 국민경선과 중앙당에서 하자는 경향이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사람일수록, 선수가 오래된 사람일수록 국민경선제를 주장한다. 아성을 구축해놨으니. 중앙이야 어떻게 되든 시장 바닥 누비고 초상집·결혼식 찾아가고 조기축구회에 찾아가고 마당발로 누빈다. 국민경선이 나라 국(國)자 국회의원이 아니라 지방의원 뽑기로 전락한다. 그렇다고 중앙에서 모든 걸 움켜쥐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중앙에 눈도장 찍고 아첨하기 바쁘다. 나는 두 가지를 믹스한 구체안을 제안했다. 매년 의정 평가를 해서 상위 20%를 공개 발표하고 다음 공천은 보장한다는 식으로 3년 정도 하면 60%는 공천이 보장되니 더 소신껏 의정활동을 할 것이고 나머지는 경선하니 새로운 신진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이다. 지방선거도 평가 기준을 만들어서 하면 됐다. 안 했다. 왜 ? 중앙당에서 공천권 장사를 해야 하니, 그러다 오늘 이 모양이 됐다.”


Q : 지금은 특정 후보 내정설로 시끄럽다.
A : “나는 지금이라도 시도시자 후보들과 당 대표나 최고위원 한두 사람, 전국적으로 명성 있는 인물(national figure)이나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들이 정책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본다. 시군구도 마찬가지다. 정책이나 포부가 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런 걸 가지고, 서너 명이 발표하고 토론하며 국민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 이런 게 없으면 다 떨어진 당에 뭐가 있겠나.”


Q : 이정현 공관위원장도 거칠다는 평가다.
A : “원래 성격이 다혈질이다. 내가 공관위원장을 할 때 황교안 대표의 말을 믿고 엄청나게 예비 자원이 많은 줄 알았다. 나는 쳐내겠다는 입장에서 들어가서 악역을 담당했는데 황 대표가 ‘자원은 얼마든 많으니 소신껏 하라’고 했다. 웬걸 없는 거다. 하겠다는 사람은 감이 안 되고 모시고 싶은 사람은 안 하겠다는 거다. 낮에 공천심사하고 밤에는 사람 만나는 게 일이었다. 10명 중 한두 명밖에 성공 못 했다. 그중 하나가 태영호·윤희숙이고, 나중 당선된 김재섭·김용태였다. 당에서 추천한 사람 중엔 쓸만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훨씬 더 그럴 것이다. 누가 이 당에 오려고 그러겠나. 자꾸 쳐내겠다는데 쳐낼 사람이라도 있나.”

보수 살아나려면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Q : 일각에선 그나마 국민의힘이 기회를 가지려면 오세훈·한동훈·이준석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 “나는 정말 이준석한테 실망했고 한동훈한테도 실망했고 오세훈도 ‘아 좀 파이팅을 좀 보였으면’ 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세 사람이 마음을 비우고 힘을 합쳐도 이 대통령을 당하기 어려운 게 현 상황이다. 정치인으로서, 정치적으로도. 그걸 알면 아마 합칠 거다. 아직도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면 안 합칠 거다.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 셋을 아우를 어른도 없다.”


Q : 선거 임박했는데 당도 안 보인다.
A : “지금이라도 당 대표와 공관위원장, 최고위원들이 매일 숙의해야 한다. 공천을 이런 식으로 하겠다고 부각시켜보자고, 국민이 보기에 이 당이 뭐 좀 하는구나, 늦게나마 정신을 차렸구나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매일 만나야 한다. 어떻게 자를 것이냐만 연구하고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만 한다. 단언컨대 이번 선거 이후에 이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살아남는다면 이 당은 해산돼야 할 것이다.”


Q : 당권파에선 지방선거에서 져도 당권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A : “자기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는 경제적인 문제와 관계가 있다. 다른 정당이 생겨도 그 당은 힘들 거다. 국민의힘은 20석으로 줄어도 보조금이 나온다. 그것 때문에 살아남는다. 장동혁은 다 알 것이다. ‘너희들 큰소리 쳐봐야 나는 살아남는다’ 이럴 거다. 맨바닥에서부터 새로 나온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국고보조를 해주니 정치인이 아니고 관료화돼 버린다. 적당히 적당히 한다.”

그는 다시 공관위원장 시절을 떠올렸다. “경제인 몇 사람을 천거받아 만났는데 ‘제발 만났다는 사실조차 말하면 우리 회사는 그날로 망합니다’라고 하더라. 잘 나가는 사람, 바쁜 사람은 절대 정치 안 한다. 지금부터 정치인을 양성하겠다고 하는, 그야말로 그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보수 정치는 당분간 살아나기는 힘들 거다.”





고정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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