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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방산 두꺼비 '봄 이삿길' 지켜라…울타리에 쓰레받기, 봉사단까지 출동

중앙일보

2026.03.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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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 울산 황방산 일대. 두꺼비 수천여 마리가 본능에 이끌려 아스팔트 도로를 가로지른다. 매년 이맘때 반복되는 두꺼비의 '위험한 이사길'이다. 올해도 황방산 두꺼비들의 봄 이사길을 지키기 위해 자치단체와 시민이 나섰다.
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울산 중구는 황방산 두꺼비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한 '황방산 두꺼비 봉사단'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21일 밝혔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 30여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오는 6월까지 현장에서 두꺼비 보호자·길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봉사단은 도로로 진입하려는 두꺼비 떼를 막아서고, 경로를 이탈해 고립된 새끼 두꺼비를 쓰레받기로 조심스럽게 떠서 안전한 길로 옮기기도 한다.
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관할 지자체인 중구 역시 지원에 나섰다. 최근 주요 이동 구간인 도로 240m에 그물망 울타리를 설치했다. '두꺼비 로드킬' 사고 예방을 위한 현수막도 내걸었다.

황방산 두꺼비 일생은 치열하다. 매년 2~3월 성체 두꺼비들은 산란을 위해 황방산에서 내려와 인근 장현저류지에 알을 낳는다. 암컷 한 마리가 낳는 알은 1만여개. 여기서 깨어난 올챙이는 60~70일간 저류지에서 성장해 새끼 두꺼비가 된다. 이후 몸길이 2~3㎝ 크기로 자라나면 다시 서식지인 황방산을 향해 이동한다.
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두꺼비들이 저류지를 벗어나 다시 산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리는 300여m. 하지만 이동 경로가 도로와 인접해 있어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주행 중인 차량에 치이는 '로드킬'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비가 잦은 봄철, 흐린 날 일제히 이동하는 두꺼비 습성 탓에 사고 우려가 크다. 중구청은 보호책으로 지난 2024년 4억5000여만원을 들여 생태통로(31m)와 보호 울타리(435m)도 설치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시민이 두꺼비의 봄 이사길을 챙기는 이유는 두꺼비가 '환경지표종'이기 때문이다. 두꺼비는 수중과 육상 생태계를 동시에 공유한다. 이들의 서식 환경은 곧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척도다. 중구 관계자는 "두꺼비를 지키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환경 자산을 지키는 일과도 뜻이 같다"고 전했다.
황방산 두꺼비 보호 활동 모습. 사진은 지난해 봄 촬영된 것이다. 사진 울산 중구
두꺼비 집단 이동은 울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관찰된다. 대구 수성구 욱수골과 망월지는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이자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3000마리 이상의 두꺼비가 산란지인 망월지로 이동해 알을 낳는다. 망월지는 201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선정한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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