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소식통 인용해 "올해 1월부터 미중회담 준비 속도 둔화" 보도
"미중, 회담 목표·선호 시기 서로 달라"…中이 먼저 연기 요청했단 주장도
"트럼프 방중 연기엔 복합적 요인"…이란전쟁 전부터 엇박자?
SCMP, 소식통 인용해 "올해 1월부터 미중회담 준비 속도 둔화" 보도
"미중, 회담 목표·선호 시기 서로 달라"…中이 먼저 연기 요청했단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연기된 배경으로 중동 위기가 지목됐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복잡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대응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 등을 관리하기 위해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입장 차이와 전쟁으로 말미암은 외교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연기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단순한 일정 조정 문제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방중 연기의) 이면에는 더욱 복잡한 이야기가 있다"면서 "몇 달 동안 커져 온 불만, 기대의 엇갈림, 제안들에 대한 응답 없음, 트럼프 행정부의 주의 분산 등이 전부 지정학적 맞바람에 의해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중동 위기가 고조되기 훨씬 이전부터 여러 우려가 누적됐고 중국은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게 됐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데니스 사이먼은 "정상회담 연기 이유에 대한 설명은 단순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라면서 "시기, 신호 전달, 협상 맥락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결정은 지정학, 지렛대 구축, 위험 관리가 훨씬 더 복잡하게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급박하게 돌아가던 무역전쟁의 시계를 잠시 멈추고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만난 양국 정상은 관세와 희토류, 펜타닐 등 주요 의제에 대한 1년의 시한을 두고 일정 수준에서 합의를 했다. 이후 실무 그룹에 의해 여타의 오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상회담 준비과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실무 그룹이 지난해 12월까지는 정기적으로 만났으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적인 방중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는 실무 접촉이 뜸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에 제안 초안을 보내면 답이 오지 않았고, 중국 당국자들은 당혹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한 소식통은 투자 관련 실무 그룹이 조용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면서 회담의 목표 성과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단기간에 다시 궤도에 올려놓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는 "이제 트럼프가 방중을 위해 사흘간의 일정을 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가 올해 상반기 안에는 갈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다만 전쟁이 끝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양국이 선호하는 방중 시기에 차이가 있고 정상회담에서 각국이 이루고자 하는 지점에서도 의견 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의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결국 방중 일정을 한달여 연기하겠다고 밝혔으나 준비단계에서는 미국 측이 보다 이른 시기에 시 주석과의 만남을 가지기를 원했다는 얘기다.
소식통들은 중국은 시간을 벌고 국내 일정과의 충돌도 피하기 위해 4월 말에서 5월 초를 선호했지만 미국은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의 일정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빨리 성사하는 것 자체에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를 두었으나 중국은 회담의 이른 성사보다는 내용을 더욱 신경 썼다는 것이다.
결국 방중 시기는 중국이 다소 의구심을 가졌음에도 미국 측이 원하는 대로 결정됐으나 이로 인해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졌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미국 측이 추진하는 이른바 '관리무역' 구상에 대한 조율 문제도 방중 연기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거론됐다.
양국이 협의체를 통해 어떤 상품을 수입하고 수출할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은 오랜 기간 이어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대한 대안으로 제안됐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측 무역대표는 이를 정상회담의 결과에 포함하려고 하긴 했으나 우선순위 정리가 더디며 양측 모두 세부 조율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방중 연기는 세부 사항을 더 조율하고 남은 이견을 좁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물론 중동전쟁 자체가 양국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기에는 여러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은 맞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군사적 분담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외교 행사가 아닌 협상카드로 변한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먼저 연기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 중·미연구소의 사우라브 굽타는 중국 측이 파리 회담 기간 양국 정상 만남의 연기를 요청했다는 점이 상당히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대통령이 폭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을 수도 있는 시점에 그를 맞이하지 않는 쪽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방중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으며 백악관은 중국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어느 쪽이 먼저 연기를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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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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