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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으로 물든 광화문…아미들 "공백기 느껴지지 않은 공연" [BTS 컴백]

중앙일보

2026.03.21 06:34 2026.03.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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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펼쳐졌다. BTS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보랏빛 조명으로 빼곡히 물든 광화문 일대를 조망하던 카메라가 불 꺼진 경복궁 앞에 멈췄다. 궁궐 앞 무사 복장의 댄서 50여명의 도열이 양옆으로 갈라지자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했다. 광장 방향으로 길게 뻗은 무대 위로 BTS 멤버 7명이 성큼성큼 잰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보랏빛 응원봉을 든 아미(팬덤명)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며 ‘축제’가 시작됐다.

K팝 그룹 BTS의 컴백 기념 무료 콘서트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21일 오후 8시부터 1시간가량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지정 구역 관객 2만2000여명 등 10만4000여명(하이브 추산)이 3년 9개월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BTS의 무대를 감상했다. 콘서트를 주최한 글로벌 OTT 기업 넷플릭스는 BTS의 콘서트를 190개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BTS는 이날 앵콜곡을 포함, 총 12곡을 불렀다. 이 중 8곡은 ‘훌리건’ ‘2.0’ ‘에일리언즈’ ‘FYA’ ‘라이크 애니멀즈’ ‘노멀’ 등 신보 수록곡이었다. ‘스윔’은 뮤직비디오를 유튜브 공개한지 하루 만에 조회수 3800만회를 넘어서는 등 아미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첫 포문을 연 건 신보의 1번 트랙 ‘바디 투 바디’. 우리나라 민요 아리랑의 선율 일부가 30초 간 그대로 인용된 노래다. 무대에는 국립국악원 소속 연주자 등 13명이 함께 섰다. 박진감 넘치는 국악 장단과 구성진 민요가 현장 반응을 한층 고조시켰다.

무대 배경으로 비친 경복궁, 조선 전기 복식 의상에서 따온 의상도 퍼포먼스와 조화를 이뤘다. 빅히트뮤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멤버들의 의상은 조선시대 장군의 갑옷 등 한국의 전통 복식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것”이라며 “한국적 미와 BTS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했으며 국악단, 무용수까지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스타일링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열린 2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관람객들이 공연을 보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6.03.21

전반적으로 메가 크루를 활용한 화려한 퍼포먼스가 주를 이뤘다. 도입부에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삽입된 ‘훌리건’, 힙합 알앤비 장르의 ‘에일리언’ 등은 무사 복장을 한 수십명의 댄서가 멤버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호흡을 맞추며 K팝 특유의 ‘칼군무’를 선보였다. 반면 타이틀곡인 ‘스윔’은 단 한 명의 댄서 없이 멤버들만의 노래와 춤으로만 꾸며졌다. 전날 하이브가 배포한 인터뷰 자료를 통해 “평양냉면처럼 담백하고 스근한(태연하고 느긋하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매력이 있다”고 한 RM의 설명이 와닿는 무대였다.

관객석 반응은 글로벌 히트곡 ‘버터’ ‘다이너마이트’ 등에서 절정에 달했다. ‘다이너미이트’는 2020년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로 데뷔한 이후 3주간 1위를 차지했던 노래다. 뒤이어 발매된 음원 ‘버터’ 역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로 데뷔해 7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멤버들은 신곡 무대에 비해 비교적 여유로운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무대 끝과 끝을 오가며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호응에 나섰다. 부상으로 무대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노래만 부르던 RM 주변으로 멤버들이 몰려들어 함께 눈을 맞추고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아미들의 ‘떼창’ 소리 역시 가장 컸다.

앵콜곡은 ‘아미들의 눈물 버튼’으로 불리는 ‘소우주’였다. ‘소우주’는 BTS가 공연 마지막 곡으로 자주 부르는 노래 중 하나다.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이 열리고 있다. 2026.03.21 사진공동취재단
현장에 온 아미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온 아미 김보리(30)씨는 “3년 9개월의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는 공연이었다”라며 “멤버들의 고민이 잘 담긴 타이틀곡 ‘스윔’의 퍼포먼스가 가장 뭉클했다”고 말했다. 칠레에서 온 말리아(31)씨는 자신을 “BTS가 묵었던 숙소, 하이브 구 사옥 등을 돌아다닌 아미”라고 소개하며 “이번 콘서트가 좋았던만큼 다음 달에 열릴 고양시 콘서트도 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한복 입은 소리꾼들이 무대에 서거나 불 꺼진 경복궁에서 시작하는 퍼포먼스 등은 상징성 있었고 신보 외 ‘마이크 드롭’ ‘버터’ ‘소우주’ 등의 기존 히트곡을 보여주면서 왜 BTS가 세계적 사랑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광화문에서 하는 공연에 대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은 공연이었다”며 “2000년대 중후반에도 광화문에서 소규모 음악방송 녹화가 이뤄졌었는데 세계적 이목이 쏠린만큼 시민과 소통하거나 궁궐을 걷는 등의 퍼포먼스를 기대했을 관객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하 평론가도 "꽤 많은 곡을 라이브로 들려줬고 히트곡도 섞여 있어 본인들의 새 출발을 보여줄 좋은 세트리스트였다"면서도 "광화문이란 장소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 다양한 카메라의 각도나 무대가 갖고 있는 파괴력을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민지.정은혜.최혜리(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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