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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년 묵은 2400억 찾아줬다…우원식 찾아간 삼성물산, 무슨일

중앙일보

2026.03.21 13:00 2026.03.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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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해 9월 4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 10여개를 정리한 문건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가 지난 10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러 국회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18일 우 의장이 카타르 순방을 다녀오면서 카타르 도하 메트로 건설을 둘러싼 배상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카타르 철도공사(공사) 측은 2016년부터 삼성물산에 줘야할 약 2400억원 규모의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양측은 10여년 가까이 계약 분쟁을 벌여왔다.

이에 우 의장은 지난해 11월 순방에서 우 의장은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을 직접 만나 “도하 메트로 해지 건으로 분쟁 중인 사안이 10년 이상 해결되지 않아 (우리 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타밈 국왕도 “사안을 즉시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지난해 12월 30일, 카타르 철도공사는 카타르 법원에 미수금을 공탁했다. 2023년 9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도 카타르를 방문해 해결을 촉구하고, 지난해 2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배상 결정을 내렸음에도 풀리지 않았던 문제가 우 의장 방문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오 대표는 우 의장을 찾아 “중동에서는 미루기 전략으로 상대를 포기하게 하는 관행이 더러 있는데 잘 매듭지어줘 감사하다”는 취지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왼쪽)이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 의장이 재임 중 해외를 방문해 기업의 민원 해결에 앞장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 의장은 지난해 9월 4일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격)을 만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민원 10여개를 미리 취합한 문서를 전달했다. 문서에는 인적·문화 교류 확대의 필요성과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우 의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소통이 어렵다. 자오러지 위원장에게도 전달했다”고 했다.


우 의장은 그간 더불어민주당 초대 을지로위원장을 역임하며 친기업보다는 친노동에 가까운 정치적 행보를 걸어왔다. 2013년 ‘남양유업 사태’ 때는 ‘을 지키기’ 입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2016년엔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랬던 우 의장이 기업 민원 해결에 앞장서게 된 데 대해 주변에선 “우 의장은 안 풀리는 걸 해결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 의장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우 의장은 을의 피해구제를 위한 설득에 특화돼있다. 그래서 기업-소비자 구도에선 소비자의 편에 섰고, 입법부를 대표하는 의장이 돼서는 외국 정부에 을인 한국 기업의 고민을 뚫어주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도 “의원일 때의 정치 활동과는 달라 의외지만, 국빈인 의장이 순방하면서 한마디씩 해주는게 기업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오는 22일 오스트리아와 체코를 방문해 원전 수주 등 경제 외교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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