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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금도 무너졌다…'디지털 금' 비트코인 되레 반등, 왜

중앙일보

2026.03.21 14:00 2026.03.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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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세계 금융시장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내내 뜨거웠던 주식시장은 빠르게 식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렸던 암호화폐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뚜렷했다.

증시는 중동 분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ㆍ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4%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7.4%)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9.3%)도 나란히 내렸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있기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이달 20일(일본은 19일) 주가를 비교한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최근 4주 연속(주간 등락률 기준)으로 하락했다”며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4월 이후 최악의 실적”이라고 짚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로이터통신은 “중동 분쟁이 불러일으킨 물가 상승 우려는 주식 등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지고 있다”며 “종전 가능성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증시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AFP=연합뉴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의 위상은 빠르게 추락 중이다. 뉴욕상품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20일까지 금 선물 가격은 12.8%, 은 선물 가격은 25.3% 각각 급락했다. 전쟁 중엔 금값이 오른다는 통념을 뒤집는 현상이다.

금값이 내린 배경에는 거시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미국과 이란 간 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면서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의 실익이 줄었다. 그동안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디지털 금’으로 불렸던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금이나 증시와 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 폭이 컸던 것과 달리 다시 단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후 이달 20일까지 약 4% 값이 올랐다.

미국과 이란 전쟁 확산 이후 공포 장세 속에 비트코인의 몸값이 오히려 뛴 건 물가 상승 위험 회피(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당국이 암호화폐를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령해석 지침안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이냐, 상품이냐 등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면서 투자 수요가 쏠렸다.

다만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상승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유효하지만, 구조적 상승을 이끌 동력은 제한적”이라며 “중동 전쟁의 향방에 따른 국제유가와 통화정책 경로를 핵심 변수로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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