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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에서 발견됐다…모텔서 40대女 살해한 30대男 최후

중앙일보

2026.03.21 14:00 2026.03.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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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과장은 33년 경력의 경찰관입니다.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고 범죄학을 전공한 그는 사건을 집요하게 들이파는 한편, 사람들의 마음까지 읽는 경찰입니다.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89)입니다. 그가 맡았던 굵직한, 마음에 파문을 남긴 사건들을 회고하는 시리즈입니다. 뉴스 한 줄 만으론 알 수 없는 사건 이면의 다층적인 삶의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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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 재래시장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상인들의 고함과 손님들의 발걸음, 삶이 부딪치는 소리들이 골목마다 가득 찼다.
그러나 그 끝자락에 위치한 허름한 모텔은 그 활기와 전혀 닿아 있지 않았다.

일러스트 미드저니, 이경희 기자
205호 앞에서 청소원의 발걸음이 멈췄다.
퇴실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방 안은 고요했다.

청소하러 왔어요!
수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프런트에서 마스터키를 받아 돌아온 그녀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낡은 경첩이 신음하듯 삐걱였고, 문틈 사이로 TV 예능 소리가 무심하게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 소리는 방 안의 정적을 덮어주지 못했다.
침대 위, 이불을 어깨까지 덮은 채 누워 있는 한 여성.
겉으로 보기에 평온해 보였지만, 그 평온함이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졌다.

손님…?
청소원이 다가가 어깨를 흔들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불을 젖히는 순간, 차갑게 식은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덜미에는 붉은, 선명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청소원의 비명은 좁은 복도를 울려 시장 골목까지 번져갔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건이 접수됐다.

사건 현장
우리가 도착했을 때, 모텔 앞은 이미 구경꾼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문턱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 소란마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사건 현장의 공기는 무겁고 눅눅했다.
오래된 벽지와 퀴퀴한 섬유 유연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붉은 카펫 위에 떨어진 작은 머리카락, 뒤엉킨 침대 시트, 책상 위 반쯤 마신 생수병.
모든 것이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증명하듯 서 있었다.

과학수사팀은 루미놀 키트, 핀셋, 면봉을 꺼내 증거를 하나씩 채취했다.
유리잔, 침대 프레임, 문 손잡이까지 샅샅이 확인하며 움직였다.
침대 헤드에서 약하게 검출된 혈흔 반응이 방 안의 공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

검시관은 피해자의 목을 한참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
“질식사로 보입니다.”

사망자는 41세의 여성 정미옥(가명)씨였다.
시신은 하얀 천으로 덮였다.
운구가 시작되자 방 안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듯 느껴졌다.
삐걱거리는 바퀴 소리와 형사들의 숨소리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스친 피해자의 손끝은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여전히 한 줌의 온기를 품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살아 있었다는 증거였다.

그날 저녁 9시, CCTV 속 미옥씨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팔을 붙든 것은 30대 중반의 젊은 남자.
밤 10시40분, 중국음식과 소주 두 병이 방에 도착했다.
배달원이 조용히 돌아가자, 방 안은 다시 적막에 잠겼다.
그 안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두 사람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그 공기 속엔 이미 무겁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새벽 6시, 젊은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방을 나섰다.
시장의 미로 같은 골목을 지나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CCTV마저 그의 뒷모습을 놓쳤다.
그의 걸음에는 당황도, 후회도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짜인 계획을 조용히 실행한 사람처럼 차분했고, 불길했다.

초동수사가 끝나자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러나 분명히 어딘가에 살아 숨 쉬는 범인을 향한 추적이 시작됐다.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카드 사용 흔적, 음식 배달원까지 빠짐없이 되짚었다. 흔적을 찾은 끝에 모텔에서 도보로 20분 거리, 허름한 연립주택 한 채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계속)
형사들이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열어준 건, 어느 여성이었다.

모텔에서 숨진 여성과 이 남자, 그리고 문을 열어준 여성. 세 사람의 관계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는, 그 방 안에서 정확히 무슨 짓을 벌인 걸까.

장롱 속에 숨겨져 있던 그의 진짜 얼굴.
소름 끼치는 전말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롱에서 발견됐다…모텔서 40대女 살해한 30대男 최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7950





박원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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