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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장 5라인 최초 발화 추정"…불법 층죽 관련 구청·소방 강제수사 검토

중앙일보

2026.03.21 23:49 2026.03.2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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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 점검을 하고 있다. 점검에는 유가족 대표 2명이 참여했다. 김성태 객원기자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는 생산공장 1층에서 최초 발화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대전대덕소방서와 대전경찰청, 안전공업㈜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1시17분쯤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구조를 요청한 직원들이 “1층에서 시작한 불이 2~3층으로 올라온다”고 신고했다. 화재 발생 공장인 안전공업 측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너진 곳이 생산공장인데 5라인 부근에서 최초로 불이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소방, 합동감식 전 사전점검…유족 대표 참여

경찰과 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은 23일 오전으로 예정된 현장감식을 위해 22일 오전 11시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감식반은 공장 붕괴 우려를 고려해 내부에는 진입하지 않고 외부를 둘러봤다. 점검에는 화재로 숨진 안전공업 직원 14명의 유족 대표 2명도 참여했다. 이들은 내부 사진촬영과 대피시설 여부 확인 등을 합동감식반에 요청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1일 조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유가족 참여를 결정했다.

대전경찰청 강재석 과학수사계장은 “오늘은 합동감식에 대비, 안전대책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와 감식방향을 논의했다”며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전점검과 합동감식에 유족 2명이 참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2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사전 점검을 마친 강재석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이 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정재 기자
경찰은 기계 과열이나 전기적 요인, 화학물질 취급 부주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장 내부 폐쇄회로TV(CCTV)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공장 외부를 촬영하는 CCTV를 확보, 분석에 들어갔다. 대덕소방서는 지난달 2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화재가 발생한 공장의 ‘위험물 안전관리법 위반’ 민원을 접수한 뒤 회사 측에 시정 조치를 명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14명 신원확인 속도…경찰, 화재 원인 규명

숨진 14명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맨 처음 발견된 40대 직원(남성) 등 2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12명은 22일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유전자(DNA)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르면 23일 오전 이들에 대한 신원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원 확인과 함께 숨진 14명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도 진행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불법 증축이 확인된 건물 2~3층 사이 휴게공간(탈의실 및 휴게시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화재로 숨진 14명 가운데 9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곳이 휴게공간이다. 2010년 준공된 불이 난 건물은 2014년 2층 공장과 3층 주차장, 4층 옥외주차장이 새로 증축됐다. 소방 측은 증축과장에서 2~3층 사이 공간에 100평(330㎡) 규모의 휴게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곳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공간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휴게공간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1월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일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 사고 때 9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2~3층 사이 휴게공간(불은 선). 이곳은 행정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만든 불법 시설로 확인됐다. [사진 대전시]
경찰은 불법 증축 관리·감독 기관이 대전 대덕구청과 대덕소방서에 대한 강제 수사도 검토 중이다. 대덕구청 박경하 주택건강과장은 “직원 다수가 숨진 2~3층 사이 공간은 도면과 대장에 없는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이라며 “2~4층 증축 과정에서 계단 창(경사면에 생기는 공간)에 필요한 공간을 만든 것인데 모두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하 과장은 “해당 공장은 개인 건축물로 관공서에서 점검하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장 증축과정에서도 인허가는 구청 직원이 직접 나오는 게 아니라 건축사가 확인하고 감리도 진행한다”고 해명했다.



공장 2~3층 사이 100평 규모 '휴게공간' 불법 증축

실제로 화재 초기 20여 명의 직원이 구조를 기다리거나 창문에서 추락한 곳도 불법으로 만든 헬스장과 휴게공간이었다. 당시 점심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은 갑자기 확산한 불을 피하기 위해 창문 쪽으로 피했다가 일부는 구조되고 일부는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3층(휴게공간) 창틀에 매달린 직원을 구조하기 위해 에어매트 설치를 시도했지만, 창문 쪽은 공간이 좁은 데다 지상에 화단이 설치돼 에어매트 대신 스티로폼을 깔았다고 한다. 구조를 기다리던 직원들이 스티로폼 위로 떨어지면서 골절상과 타박상 등 부상을 입었다.
22일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과 공무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규림 기자
화재 사고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전공업 노조는 22일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가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한 ‘중대한 인재(人災)로 판단된다”며 “이전부터 화재가 발생하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안전공업 노조 "사측이 안전 경고·현장 요구 묵살"

노조는 3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산업안전보건운영위원회에서 회사 측에 환경시설과 집진시설 등 화재 위험이 높은 곳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화재 발생을 가상한 대피 훈련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안전공업 황병근 노조위원장은 “노동조합의 반복적인 안전 경고와 현장 요구를 묵살한 결과가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며 “회사 측에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원인 전면 공개,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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