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3까지 학원 다니다 그만 뒀는데,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고1 2학기부터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수학 성적은 그 전에 비해 반의 반토막이 나더라고요. "
김효주(17·인일여고2)양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학포기자(수포자),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일종의 숙련도 테스트와 같은 지금의 수학 교육과정을 학교 수업만으로 따라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학생들의 수학 포기 문제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수학 수업·평가와 같은 수학 학습에서 소외되거나 이를 거부하는 학생을 일컫는 이른바 ‘수포자’는 2021년 21.3%에서 지난해 30.8%로 9.5%포인트 증가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은 현행 수학 교육과정이 ‘수포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시를 위한 평가 중심의 교육체계와 분절된 교육과정으로 인한 학습결손 누적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1 학부모 송미소 씨는 “수학 교육 과정을 보면 과거와 공부 양은 똑같은데 수업 시간은 많이 줄었다”며 “학교 수업 시간만으로 충분한 문제풀이 연습량을 채울 수 없는 아이들은 결국 학원으로 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화익 경복여고 교사도 “현행 수학 교육과정은 지나치게 방대한 학습 양과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로 인해 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답을 도출하는 기술적 훈련에 몰두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정미진 한솔초 교사는 “초·중 교육과정이 연결되지 않아 초등학생 때 발생한 학습결손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절대평가로 평가체계 전환, 학생별 진로맞춤형 수학 교육과정 도입, 공교육 인력 보강 및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상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은 “수학 교육과정을 개념 탐구 중심으로 재구성해 양을 줄이고 평가는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이 자신의 학습목표에 맞춰 성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익 교사도 “모든 학생에게 공학 전공자에게 필요한 수준의 미적분 등 수학 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라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수학을 선택해 배울 수 있는 유연한 교육과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문제의식에 일부 공감해 교육과정 변경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영 인공지능교육진흥과장은 “수학은 인공지능(AI) 시대 기초학문으로 지속적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면서 학습부담을 완화할 수있는 방법으로 수학 교육 내용과 방식을 전환할 때”라며 “기계적 수학 학습에서 탈피해 수학적 사고역량 기를 수 있는 수학교육 재구조화 연구를 올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가교육위원회에 교육과정 변경을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