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계기로 대규모 공무원 투입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대 26만 명 운집을 가정해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 인파는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 수준으로 파악되며 “예측 실패에 따른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연 당일 현장에는 경찰·지자체·소방·공공기관 인력을 포함해 총 1만5000여 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이 가운데 경찰(약 6700명), 서울시 및 자치구 공무원(약 2600명), 소방(약 800명), 공공기관 인력 등을 합치면 공공부문 인력만 1만 명이 넘는다. 주최사 하이브가 운영한 민간 안전요원은 약 4800명이다.
당국의 인파 예측은 실제 규모와 큰 차이를 보였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서 숭례문 일대까지 인파가 밀집할 경우 ㎡당 2명 기준으로 최대 26만 명이 모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서울시 역시 20만~30만 명 수준을 예상했다.
반면 하이브는 이동통신 3사 접속자 수와 알뜰폰 이용자, 외국인 관람객 추정치를 합산해 총 10만4000명이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행안부 인파관리시스템은 통신 3사 접속 데이터를 기준으로 약 6만 명대로 집계했다. 이 수치에는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 인력이 포함됐지만, 외국인과 알뜰폰 이용자 일부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측치와 실제 인원 간 격차가 드러나면서 공무원 사회와 노동계에선 “민간 공연에 행정력이 과도하게 투입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휴일인 토요일에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면서 세금 부담과 함께 다른 지역의 치안·응급 대응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근무수당 규모도 논란이다. 일반직 공무원의 시간외수당 단가와 최대 인정 시간을 적용하면, 공무원 1만 명이 4시간씩 근무할 경우 최소 4억 원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지자체와 소방 인력은 최대 8시간까지 초과근무가 인정돼 실제 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방 당국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경기·강원 지역 구급차까지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 행사에까지 대규모 공무원을 동원하는 관행은 행정력 남용”이라며 “과도한 차출은 공공서비스 공백과 공무원 근무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는 대규모 인파 사고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공연 특성상 해외 관람객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컸고, 최근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테러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며 “대형 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된 것은 선제적 안전 관리의 결과”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민간 주최 대형 행사에 투입되는 공공 인력 비용을 둘러싼 제도 정비 필요성도 제기된다. 해외 일부 국가처럼 행사 주최 측에 공공 안전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밀집 행사에 대한 안전 기준이 강화된 상황에서, ‘선제 대응’과 ‘행정력 과잉 투입’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는 과제를 다시 제기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