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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공연 26만 온다더니 절반도 안 모여…상인들 "매출 줄었다"

중앙일보

2026.03.22 00:48 2026.03.2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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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공연 이튿날인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을 정리하는 관계자. 임성빈 기자
‘국가적 축제’급으로 치러진 방탄소년단(BTS) 광화문광장 공연이 사고 없이 열성적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기대됐던 ‘BTS 특수’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공장소 인파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축제 분위기를 즐기려고 모인 사람들이 공연장 근처에 머무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초에 예측했던 인파 규모와 실제 참석 인원에 큰 폭의 오차가 발생하며 상당한 규모의 행정력이 낭비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BTS 공연 주최 측인 하이브는 전날 공연장에 약 10만4000명의 관람객(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집계 4만6000~4만8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 접속자와 알뜰폰 사용자, 외국인 관람객 수 추정치를 합산한 숫자다. 경찰이 예상했던 26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방문객이 예측보다 훨씬 적었던 배경엔 4년 전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정부 당국의 고강도 인파 관리의 영향이 있다. 실제 21일 공연 전부터 공연장 ‘핫존’(인파 이동을 최소화하도록 경찰이 관리한 구역)에선 경찰관이 인파를 향해 멈춰 서지 말고 이동하라며 “무브(move·움직이라)”라고 반복해 소리쳤다. 이날 광화문광장을 방문한 이모(66)씨는 “계속 가라고 해서 서 있지도 못하고 한참 동안 걸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무료 표를 구한 사람만 광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표가 없는 사람은 주변 지역에서 관람해야 했다. 경찰 통제선은 관객석 밖 인파를 광화문광장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유도했다.

‘핫존’ 바로 옆에 위치한 한 음식점 관계자는 “공연 특수를 생각해 당일 매출을 2000만원으로 예상했는데, 인파 통제로 오전에 100만원 밖에 못 팔았다”고 했다. 이날 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가게를 한다는 자영업자도 온라인 게시판에 “(매상이) 평소 토요일의 70~8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은 많았는데, 서 있으면 경찰이 바로 이동하라고 한다”며 인파 관리 탓에 공연의 ‘낙수효과’는 누리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편의점 점주도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티케팅에 성공한 아미(BTS 팬)에겐 축제였고, 그 외에 즐기러 온 분들에게는 검문이 심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 이튿날인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근처의 한 편의점에 BTS와 팬 ‘아미’를 환영한다는 현수막과 컵라면 판매 광고가 붙어 있다. 임성빈 기자
이번 공연이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된만큼 현장에 가지 않고 공연을 관람한 시민도 많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람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는 되도록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은 애초부터 광화문 일대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다. 주변 지하철역은 열차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고, 공연장 근처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정 출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소지품 등 검색을 위한 대기 줄이 이어져 있었다.

앞서 경찰은 ㎡당 약 2명이 들어간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아 광화문광장부터 숭례문 인근까지의 예상 인파를 26만명으로 잡았고, 행정안전부는 이런 예측치를 바탕으로 약 1만명의 공무원을 안전 대응 인력으로 동원했다. 그러나 인파 예측이 큰 폭으로 틀리면서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했단 지적도 일고 있다.

공무원(9~6급)이 초과근무하면 시간당 약 1만1000~1만3000원을 지급하고, 하루 최대 4시간까지 수당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해도 최소 4억400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민간 기획 성격이 강한 행사에까지 행정이 공무원 인력으로 공백을 메우는 방식이 되풀이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공무원과 시민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임성빈.곽주영.한찬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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