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에 대해 외신들은 "세기의 귀환"이라며 상징적인 공간에서 4년 만의 컴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지나친 인파 통제 탓에 광화문이라는 공간의 상징적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CNN은 “BTS 팬들이 기다려온 순간이 왔다”며 “궁궐을 배경으로 한 BTS 멤버들의 모습은, 젊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고 재정의하는 시기에 맞물려 BTS의 문화적 귀환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BTS가 4년 만의 컴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BTS는)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광장에서 그 답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BTS 정규 5집 앨범 ‘아리랑(ARIRANG)’은 발매 첫날(20일) 하루 400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스포티파이, 아이튠즈 등 각종 글로벌 음원 차트도 석권했다. 스포티파이 미국 ‘데일리 톱 송’ 차트 1위에는 타이틀곡 ‘스윔’이, 수록곡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는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컴백 공연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광화문 일대 인파는 당초 예상(26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4만명 가량(서울시 추산, 하이브 추산 10만명)에 불과했다. 경찰·소방·서울시·정부 유관부처 등 공무원 1만5000여명과 티켓을 배부받은 2만2000명을 제하면 길거리 인파는 많지 않았던 셈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에 대해 “K팝 수퍼 그룹이 서울에서 3년여 만에 첫 콘서트를 열어 수만명이 모였지만, 관객 수는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며 ‘관계 당국이 시내 일대를 바리케이드로 차단한 결과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72개 부대, 형사 35개 팀 등 67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광장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문형 금속탐지기(MD)와 핸드스캐너 등으로 광장에 진입하는 시민들을 검문했다. 이는 현장에 외국인 관람객이 몰리는 가운데 중동 상황으로 인한 테러 가능성까지 겹친 데 따른 조처다. 도심 일대의 테러 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AP통신은 “당국이 2022년 핼러윈 참사 이후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통제가 지나쳐 광화문 공연이 의미하는 상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BTS 신보가 앨범명이나 컴백 장소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애넌버그 언론대학의 이혜진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BTS의 컴백을 “세기의 귀환”이라 칭하면서도 “앨범 제목이 일으킨 K팝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수록곡 모두 영어 제목인 데다 (음악적 색깔도) 서양 팝에 가까워 보여 혼란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컴백쇼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광화문 광장을 허가해) BTS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모습이 보였다”라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