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발 LNG 열흘이면 '뚝'…세계 가스공급 벼랑끝
마지막 운반선들 곧 도착…"가격경쟁 격화, 석탄·원자력 전환 전망"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란 전쟁 발발 직전 걸프지역에서 출발한 마지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들이 향후 열흘이면 모두 도착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가스 공급이 벼랑 끝에 섰다는 것이다.
세계 LNG 공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을 중단해야 했고 이후로 라스라판에 있는 대형 LNG 생산시설이 이란에 막대한 공습 피해도 입었다.
선박중개업체 어피니티 분석에 따르면 전쟁 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상당수 LNG 운반선이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던 만큼 고객사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급 차질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로 도착할 LNG 운반선은 단 한 척이며 유럽 도착 예정인 선박도 6척뿐이다.
에너지 수입에 경제를 의존하는 나라들은 이제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오는 LNG 물량을 놓고 가격 경쟁을 해야 하며 기업·가정에 에너지 절약, 대체 연료 모색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동남아 국가들이 주 4일 근무 등 공급 부족 대비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작년 수입 LNG의 99%가 카타르산이었던 파키스탄이 특히 취약 국가로 꼽힌다. 파키스탄은 이란 전쟁 발발 2, 3일차에 라스라판에서 출발한 마지막 물량을 받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LNG 수입 터미널 2곳 모두 평소의 6분의 1 수준으로 가동 중이다. 그중 한 곳은 며칠이면 LNG 물량이 바닥나고 다음 물량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파키스탄 LNG 측이 유럽, 오만, 미국, 아제르바이잔, 아프리카 쪽 업체들과도 접촉해봤으나 호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걸프국가에서 LNG를 대량 수입하는 대만은 전쟁 발발 직후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달 10일자로 대만 정부는 4월 말까지 수급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에너지센터의 케빈 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된다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에 에너지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일본은 걸프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LNG 현물을 살 가능성이 크다고 여러 중개업체가 전했다.
LNG 대신 석탄을 쓴 화력 발전이나 원자력 등 대체 전력 생산 방식을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LNG의 30%를 걸프지역에서 받지만, 일부는 직접 생산하며 필요시 석탄 화력 발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본도 석탄과 원자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세계 LNG 공급이 정상화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타르는 라스라판 공습으로 인해 향후 3∼5년간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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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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