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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 연기, 이란은 핑계"…中학자 "올해만 와도 성공"

중앙일보

2026.03.22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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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 8일 베이징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자금성에서 펼쳐진 전통 경극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의 중국 방문을 연기한 데는 이란 전쟁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담 협상 과정에서의 불화, 상충하는 기대, 응답 없는 제안 등이 지정학적 역풍과 겹치면서 “한 달 정도” 연기됐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방중과 관련해 중국 학자는 올해 안에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미·중 관계의 ‘좋은 징조’라고 분석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과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연기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단순한 일정 조정 문제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드러난 표면 아래에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있다”며 “수개월째 커져 온 불만, 엇갈린 기대, 대답 없는 제안, 분산된 트럼프 행정부, 이들 전부가 지정학적 역풍에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연구소의 데니스 사이먼 펠로는 “정상회담 연기에 대한 설명은 표면적 이유일 뿐”이라며 “시기·신호전달·협상 맥락 등을 자세히 보면 이번 결정은 지정학·레버리지 구축·리스크 관리가 훨씬 더 복잡하게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중 실무팀은 12월 내내 정기적으로 만나 회담을 논의했지만 1월 들면서 접촉이 뜸해졌다. 베이징은 워싱턴에 제안 초안을 보냈지만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고, 중국 관리들은 이러한 소통 부재에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투자와 관련된 실무 그룹이 조용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면서 (베이징 정상) 회담의 목표가 축소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5~6주 연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니 글레이저 독일마셜펀드(GMF) 디렉터는 “올해 상반기 안에 방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전쟁이 먼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6월 방중도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서둘러 개최하길 바랐고, 중국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데 중점을 뒀다고 SCMP는 전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연기를 주장했지만, 중국이 지난주 파리에서 열린 6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먼저 연기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SCMP는 보도했다.



中, 美 대통령 최장기 무방중 기록에 촉각

중국은 미국 대통령의 최장기 무방중 기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9년 5개월’인 기존 미국 대통령의 ‘제로 방중(零訪華)’ 최장 기록이 시 주석 집권 기간에 깨지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댜오다밍(刁大明) 중국 인민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 교수는 지난 20일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CISS)가 주최한 미·중 관계 포럼에서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댜오 교수는 “1979년 중·미 수교 이래 미국 대통령의 ‘제로 방중’ 최장기 기록은 9년 5개월로 1989년 2월부터 1998년 6월 기간”이라며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하면 이 기록이 깨지지 않기 때문에 중국식 문화 각도에서 본다면 좋은 징조이자 사람들에게 중·미 관계가 새로 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반기 방중이 무산되더라도 올해 11월 중국이 선전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지난 2017년 11월 방중 이후 9년 1개월로 역대 최장기 기록은 유지된다.

댜오 교수는 “중·미 관계는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기보다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경제 무역 분야에서는 다툼과 대화가 이어지면서 다른 분야로 번지지 않고, 다른 분야에서 디커플링 속도나 범위를 줄여 중·미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중국과 미국의 학자들은 양국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적은 실수를 저지르고 더 많은 대중적 지지를 얻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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