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해 25조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로 22일 합의했다.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취약계층과 지방 거주자 등에게 지원을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정·청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전쟁 추경’ 내용을 논의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급변하는 중동 상황에 따른 고유가 대응, 직접 타격을 받는 취약 계층의 민생 안정과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차등 지원을 통해 어려운 부분에 더 많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브리핑했다.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민생 안정 ▶피해 수출기업 지원 등에 추경 예산을 우선 집행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득 지원 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지역화폐 형태의 지원금 집행 필요성을 당부했다.
규모는 ‘슈퍼 추경’에 가까운 25조원 수준이다. 다만 당정은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국채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금번 추경안은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편성한다”며 “당정은 국민의 부담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 드리기 위해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추경안을 다음달 10일 처리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상임위와 예결위 논의를 열흘 안에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당·정·청 참석자들은 앞다퉈 신속한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민생 방어와 경기 안정을 위한 신속한 방파제 추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당정이 신속한 결단과 실행 의지를 오늘 모아야 한다.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금 우리는 중동 사태 지속이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를 맞닥뜨리고 있다”며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며 “추경은 경제의 산소호흡기와 같다”고 했다. 이번 추경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되면 올해 정부 지출은 약 753조원으로 기존 올해 예산안보다 3.4%가량 늘어난다.
회의에서는 추경 외에도 광범위한 중동 사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강 대변인은 “3월27일 석유제품 시장 가격을 조정하고 필요 시 유류세를 인하하는 한편, 원유 자원안보 단계를 ‘위기’로 격상해 수급 관리도 강화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 “자본시장 안정을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및 개인투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의 3월 중 출시를 지원하고, 후속 입법을 신속히 완료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