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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주호영·이진숙 컷오프…"이게 시민 공천?" 반발 터졌다

중앙일보

2026.03.22 04:21 2026.03.2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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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구시장 후보와 관련해 브리핑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단상에 함께 오를 공관위원을 부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주호영·이진숙 예비후보를 컷오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22일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시장 경선에서 공천 배제(컷오프)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대구시장 경선 후보를 유영하(초선)·윤재옥(4선)·추경호(3선)·최은석(초선)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고, 심장이 멈추면 보수 전체가 멈춘다”며 “행정, 경제, 정책, 통합, 산업현장에 경험을 갖춘 6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경쟁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상위 2명을 가려낸 뒤, 추가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 김한구 전 현대차 노조 대의원은 컷오프됐다. 이 위원장은 “두 분(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에 머무르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컷오프 대상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배제되신 분들에게 더 큰 역할을 요청드리는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도 했다.

22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공관위의 결정에는 장 대표 경선 도입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공관위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이 ‘중진 전체 컷오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이진숙·최은석’ 대구시장 내정설까지 나왔지만 이 위원장은 21일 소셜미디어에 “조용한 공천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하겠다”며 굽히지 않았다.

그 사이 당 지지율은 TK에서 바닥을 쳤다. 한국갤럽이 17~19일 18세 이상 1004명을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TK 지지율은 28%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장 대표 취임 뒤 최저치로, 12·3 비상계엄 사태 1년 당시 조사된 12월 첫째 주 당 지지율(44%)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의 TK 지지율은 29%였다.

반면 TK의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3%였다. 12월 첫째 주 긍정평가(49%)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 출마 가능성도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20일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김 전 총리 출마론에 대해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썼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그러자 장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대구를 찾아 대구 의원 12명 전원과 40여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서는 “어떤 후보를 전제로 하고, 중진을 인위적으로 컷오프하면 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뽑겠다는 당원들이 많다는 얘기가 나왔다”(권영진 의원) 등 우려가 쏟아졌다고 한다. 장 대표도 “대구시장에 출마한 9명이 모두 당의 소중한 자원인데 (컷오프로)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면담 이후 취재진을 만나 “시민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민 공천’을 해달라는 게 의원들의 취지”라며 “경선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면서도, 지지자들의 표심이 갈라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긴급 간담회 뒤 서울로 복귀한 장 대표는 오후 4시쯤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인 경선 룰까지 말씀드릴 건 아니다”면서도 “이 위원장에게 ‘시민 공천’이 되게 해달란 민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시민 공천을 하자는 장 대표의 말도 크게 작용했지만 다 수용할 수는 없었다”고 했지만, 지도부 관계자는 “결정은 이 위원장의 몫이지만 당혹스럽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 연합뉴스

당사자들은 반발했다. 주 의원은 공관위 발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정상이 아니다”라며 “어떤 설명도 근거도 없이 유력 후보를 통째로 잘라내는 이 방식은 정상적인 정당이 선택할 수 없는, 사유화된 공천 권력의 폭주이자 폭거”라고 반발했다. 주 의원은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사법적 판단(가처분 신청)과 당 내 자구 절차”도 언급했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가 됐다”고 했지만, 한 대구 의원은 “김 전 총리, 국민의힘 후보, 주 의원이 3자 구도를 형성하면 승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많은 시민들이 (여론조사에서) 나를 지지해주셨다”며 “장 대표가 얘기한 시민 공천 원칙에는 맞지 않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현역 의원 중에서 시장 후보가 나오면 이 전 위원장이 해당 지역구에 출마해 원내에 입성하는 게 낫다”고 했다.



박준규.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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