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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늘었는데…전북대 ‘의대 평가 낙제’ 비상

중앙일보

2026.03.22 08:01 2026.03.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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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로 내년부터 정원이 늘어나는 전북대 의대가 최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으로부터 ‘불인증 유예’를 통보받아 비상이 걸렸다. 대학 측은 ‘자료 미비 때문’이라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전북대 안팎에선 “교육 인프라·인력 확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이 크게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역 거점 국립대인 전북대 의대는 이달 초 의평원으로부터 2025년 ‘주요 변화 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다. 전국 의대 40곳 중 유일하다. 의평원은 전국 의대 40곳을 대상으로 교원·시설·교육병원 등 교육 여건을 조사하는 ‘정기 평가(6년·4년·2년 인증 부여)’와 인증 기간 중 2년마다 ‘중간 평가’를 한다. 2024년부터 입학 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의대 30곳에 대해선 매년 ‘주요 변화 평가’를 병행하고 있다. 의평원 측은 “정기·중간 평가는 대학의 교육 실적, 주요 변화 평가는 학생 수 증가 등 변화에 따른 교·직원 및 시설 등 지원 계획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차년도(2024년) 주요 변화 평가에서 불인증 유예를 받았던 울산대·충북대·원광대 등 3곳은 2차년도(2025년)에선 인증을 받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반면 1차년도(2024년) 주요 변화 평가를 통과한 전북대는 이번에 공개된 2차년도(2025년) 평가에선 인증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불인증을 받으면 1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는데, 오는 9월~내년 2월 실시하는 재평가에서도 탈락하면 2028학년부터 단계적 정원 감축이나 신입생 모집 정지, 졸업생의 의사 국가고시 응시 불가 등의 처분을 받는다.

불인증 이유로는 열악한 교육 환경과 교수 인력 부족 등이 꼽힌다. 의정 갈등에 따른 집단 휴학 여파로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더블링’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북대 의대도 강의실·실습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를 통해 지역 거점 국립대 9곳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대 학장 9명 중 4명은 교원·실험실 등의 추가 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전북대는 해부학 수업용 시신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보통 한 구당 5~8명이 실습하는데, 수강 인원은 2배로 늘었으나 시신은 전보다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내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북대 의대 재적생은 992명, 전임 교원은 169명이다. 전임 교원 1명이 학생 5.9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이는 서울 지역 의대를 제외한 전국 의대 32곳 중 제일 높다. 전국 의대 전임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평균 2.1명인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다. 일각에선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전북대 의대 입학생이 늘어나면 전임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낮추는 게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북대 의대 정원(142명)은 내년에 21명 늘어난 163명이 된다.

전북대는 “불인증 유예 통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심사를 신청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학생 수 증원에 따른 충분한 계획이 세워져 있지만, 자료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의대에 추가 예산을 투입하고 실습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전북대는 자료 등을 보완해 9월 이후 재평가를 받을 방침이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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