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하다’는 “재다”, ‘가름하다’는 “나누다” “정하다”, ‘갈음하다’는 “대신하다”의 뜻이다.
의미만 놓고 보면 아무 관련이 없는 말들이다. 그렇지만 모양이나 소리가 비슷하다 보니 혼동을 준다.
먼저 ‘가늠하다’는 “목표나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 헤아려 보다”의 뜻이다.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했다.” 또 “헤아려서 짐작하다”의 뜻도 있다. 이런 의미로 쓰일 때가 더 흔하다. “두 팔로 나무 굵기를 가늠했다.”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겠다.”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가늠하다’는 이렇게 재고 추측하는 일이다.
‘가늠하다’와 혼동되는 ‘가름하다’는 ‘가르다’에서 비롯됐다. 나누는 것이다. 나누는 것은 곧 정하는 일이 된다. ‘가르다’의 명사형 ‘가름’에 ‘-하다’가 붙었다. 그러면서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의 뜻이 됐다. “서류를 종류별로 가름해 놓았다.” “도로가 두 지역을 뚜렷하게 가름했다.” ‘결정하다’ ‘판별하다’의 뜻으로도 확대됐다. “그의 골이 경기의 승패를 가름했다.” “작은 차이가 결과를 가름했다.” “잘잘못을 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가름하다’와 발음이 같은 ‘갈음하다’는 ‘갈다’에 ‘-음’, 그리고 ‘-하다’가 결합했다.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의 뜻이다. “오늘 회의는 서면 보고로 갈음하기로 했다.” “선물은 간단한 카드로 갈음했다.” 이처럼 쓰인다. “서류 평가로 면접을 가름했다”는 면접을 서류 평가로 대신한 것이니 ‘갈음했다’여야 한다. ‘갈음했다’가 껄끄럽다면 ‘대신했다’로 써도 된다. 결과가 정해지는 것일 땐 ‘가름하다’, 뭔가를 대신하는 것일 땐 ‘갈음하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