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은 섭취하는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기에 ‘덜 안전한’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항상 100%를 지향해야 한다. 과거 안전한 우주 식량을 원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은 이 100%를 ‘완벽한 계획’의 형태로 실현했다.
한국은 1995년 해썹 제도를 도입하며 생산된 식품에 ‘국가가 인증한 안전마크’를 부여해 강력한 국가 책임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국내 유통 가공식품의 90% 이상이 인증을 받을 만큼 대표적인 국가 안전 제도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지난 30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최신 국제 트렌드를 반영한 ‘글로벌 해썹’ 신설을 통해 도약을 꾀하고 있다. 기존 해썹이 다루지 않았던 식품 테러, 식품 사기 등 의도적 위해 차단 방안과 기업이 식품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문화 수준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했다.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대한민국 해썹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강력한 수출 전략으로 기능할 것이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에는 아직 공신력 있는 국제 기준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난관이 있다. 2026년 하반기 국제 동등성 인정을 위한 민·관 추진단 구성이 계획된 점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다만, 승인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한 만큼 그 과정에서 제도의 실효성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참여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동시에 제도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의 선제적 적용 사례와 실증 데이터의 축적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국이 갖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후 징벌 중심인 미국이나 자율 위생관리 중심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극적 보증인으로 개입하고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전국을 깐깐하게 심사한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일관성과 엄격성은 곧 국제적 수준의 ‘시스템 신뢰성’으로 치환될 수 있는 한국만의 강력한 자산이다. 국가의 안전망 안에서 단련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해썹의 새로운 요구사항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흡수하는지, 또 그 노하우가 어떻게 실증 데이터로 입증되는지가 동등성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업체가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학계와 연구기관은 이를 뒷받침할 튼튼한 데이터를 산출하는 연구를 기획해야 한다. 국가가 보증하는 100%의 안전,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글로벌 해썹이 세계 무대에 우뚝 서기를 식품 안전 연구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