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22일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시장 경선에서 공천 배제(컷오프)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대구시장 경선 후보를 유영하(초선)·윤재옥(4선)·추경호(3선)·최은석(초선)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고, 심장이 멈추면 보수 전체가 멈춘다”며 “행정, 경제, 정책, 통합, 산업현장에 경험을 갖춘 6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상위 2명을 가려낸 뒤, 결선 투표로 최종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 김한구 전 현대자동차 노조 대의원도 컷오프됐다. 이 위원장은 “두 분이 대구시장에 머무르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간 공관위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이 ‘중진 전체 컷오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와 ‘이진숙·최은석’ 대구시장 내정설 등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21일 소셜미디어에 “조용한 공천보다 시끄러운 혁신을 하겠다”며 굽히지 않았다. 그 사이 당 지지율은 TK에서 바닥을 쳤다. 한국갤럽이 17~19일 18세 이상 1004명을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TK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29%)보다 낮은 28%에 그쳐 지난해 8월 장 대표 취임 뒤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그러자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를 찾아 대구 의원 12명 전원과 40여 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서는 “어떤 후보를 전제로 하고, 중진을 인위적으로 컷오프하면 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뽑겠다는 당원이 많다는 얘기가 나왔다”(권영진 의원) 등 우려가 쏟아졌다고 한다. 장 대표도 “후보 모두 소중한 자원인데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이후 공천 혼란에 대해 “대표로서 죄송하다”며 “시민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민 공천’을 해달라는 게 의원들의 취지”라고 했다. 이어 “경선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면서도, 지지자들의 표심이 갈라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로 복귀한 뒤 장 대표는 “이 위원장에게 ‘시민 공천’이 되게 해달란 민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시민 공천을 하자는 장 대표의 말도 크게 작용했지만 다 수용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결정은 이 위원장의 몫이지만 당혹스럽다”고 했다.
당사자들은 반발했다. 주 의원은 공관위 발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정상이 아니다”라며 “어떤 설명도 근거도 없이 유력 후보를 통째로 잘라내는 이 방식은 정상적인 정당이 선택할 수 없는, 사유화된 공천 권력의 폭주이자 폭거”라고 반발했다. 주 의원은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사법적 판단(가처분 신청)과 당 내 자구 절차”도 언급했다. 지역구의 한 의원은 “김 전 총리, 국민의힘 후보, 주 의원이 3자 구도를 형성하면 승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많은 시민들이 (여론조사에서) 지지해주셨다”며 “시민 공천 원칙에는 맞지 않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현역 중에 시장 후보가 나오면 이 전 위원장이 해당 지역구에 출마해 원내 입성하는 게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