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대구시장 후보 공천 내정설 등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죄송스럽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마땅한 해법은 내놓지 못했다. 장 대표는 “공천관리위원장과 소통해서 여러 상황을 빨리 종료하고 시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는 공천이 되도록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어제 비공개 회의에는 대구시장에 출마한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 등 대구 지역 의원 12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중진들이 주장한 ‘시민 공천’을 이정현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컷오프하고 “보수의 심장 대구를 살려 한국 정치를 살리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현역 중진의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대구시장 후보로 염두에 뒀다는 ‘내정설’이 확산되는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무기력했다. 그 과정에서 공관위원장과 중진 사이에 지역감정까지 드러내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곳에서도 현역·중진 물갈이 시도가 독단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발 물러서는 양상이 반복됐다. 부산에선 박형준 시장 컷오프(공천 배제) 시도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면서 공관위 내부에서도 일부 위원이 반발했다. 이런 내홍이 “누가 내정돼 있다”거나 “누구는 배제 대상”이라는 식으로 번지면서 선거운동을 접거나 출마를 포기하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또 “정수리를 쳐야 당이 변한다”며 현역 컷오프를 통한 혁신공천을 내세우더니 강원·울산·경남 등 세 곳에선 현역 지사·시장을 단수 공천했다. 그러니 기준 없고 일관성 없는 공천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큰 차이로 여당에 밀리고 있다. 최근엔 대구·경북에서의 지지율이 28%로 민주당의 29%와 엇비슷하게 폭락했다는 여론조사(갤럽)까지 나왔다. 참신한 공천을 통해 유권자에게 좋은 인상을 줘도 부족할 판에 공정성 시비만 불거지니 지지율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제1 야당의 모습을 선거 전까지 갖출 수 있을지, 유권자가 당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