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낮 대전시 대덕구의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170명의 직원 중 상당수가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은 이번 화재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휴게 공간 등으로 사용된 복층 형태의 무허가 시설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견됐다. 점심시간 무렵에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이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도면에 없는 330㎡(약 100평) 규모의 공간은 업체 측이 층고가 높은 건물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임의로 증축한 것이다. 원래 2층인 곳을 2층과 3층으로 나눠 썼고 창문은 건물 정면이 아닌 좁은 측면에만 있었다. 만일 창문이 건물 정면에도 있었다면 에어매트 설치가 가능해 탈출과 구조가 보다 용이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초 발화 지점은 1층이지만 불법 증축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장 내부에 있는 절삭유나 찌꺼기 등 가연성 물질이 화재 확산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물과 반응하면 폭발하는 나트륨이 다량 보관돼 있어 초기 진화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위험 요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무허가 복층 구조, 가연성 물질 관리, 위험 물질 보관 등은 사전 점검을 통해 개선이 가능했던 사안이다.
이런 사고의 재발을 막으려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발화 지점과 확산 경로는 물론 불법 시설 설치와 안전 점검 과정의 책임 소재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동시에 공장 내부의 무허가 증축에 대한 규제와 관리 기준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화재가 일어난 곳은 엔진의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연간 1000억원어치를 수출하는 업체다. 하지만 이런 화재가 일어나면 그동안의 성과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산업 현장의 안전은 근로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며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작업장 내 안전 문제를 개선해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