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가르시아로 쏜 미사일 3200㎞ 날아"…이스라엘 '런던 사정권' 경고
"英본토 닿을 수 있어도 파괴력 없어"…"요격 나토에 의존" 지적도
이란 미사일, 英 때릴 수 있나…英장관 "그런 평가 없어"
"디에고가르시아로 쏜 미사일 3200㎞ 날아"…이스라엘 '런던 사정권' 경고
"英본토 닿을 수 있어도 파괴력 없어"…"요격 나토에 의존" 지적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란이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에 있는 영국 군사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영국에서도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이 영·미 합동 기지가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향해 사거리 4천㎞의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면서 이란이 런던과 파리, 베를린을 사정권으로 한 미사일 능력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이란에서 약 3천800㎞ 거리다. 런던과 이란도 4천㎞가량 떨어져 있다. 이란은 그동안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2천㎞로 자체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2일 이번 미사일이 이제까지 이란이 발사한 가장 긴 거리로 보이며, 유럽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외교·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고, 내각 주요 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이 서유럽 한복판을 때릴 만큼의 미사일 능력이나 공격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스티브 리드 주택지역사회 장관은 22일 BBC 방송에 디에고 가르시아로 향한 미사일 한 발은 요격됐고 다른 한 발은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사일이 기지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에 대해서는 '작전상 상세 내용'은 공유할 수 없다며 언급을 거부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미사일 한 발은 19∼20일 밤사이 미 군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요격됐고 다른 한 발은 약 3천200㎞를 날아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약 600㎞ 앞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리드 장관은 이스라엘군이 런던을 이란의 사정권으로 언급한 데 대해 "이란이 영국을 겨냥하고 있다거나, 겨냥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평가가 없다"며 "(이스라엘군에서) 언급된 것을 입증할 만한 평가는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이같은 언급을 왜 했는지 질문에도 그는 "이스라엘에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영국은 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과 국익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적절한 집단적 방위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람샤르-4 탄도미사일을 썼을 가능성이 크고, 경량 탄두를 사용한다면 영국 영토에 닿을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이란 발표에 따르면 이 미사일 사거리는 2천㎞지만, 1.5t 탄두를 탑재했을 때 얘기다.
시드하르트 카우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탄두를 450∼550㎏짜리로 한다면 사거리가 배로 늘고 이란 북동부에서 쏜다면 영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호람샤르가 기반을 둔 북한 무수단 미사일은 훨씬 멀리 날기 때문에 이란이 일부러 사거리를 짧게 발표했다는 건 늘 알려진 사실"이라며 "더 가벼운 탄두로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우샬 연구원은 다만 "이론적으로는 잉글랜드를 칠 수 있더라도 작고 제한된 무기를 방위가 탄탄한 방어망이 있는 경로로 발사하는 데 별 가치는 없어 보인다"며 "정치적 파급력을 노릴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영국이 탄도미사일 자력 방어에 취약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탄도미사일 공습에 대한 영국의 유일한 방어선은 초음속 지대공 미사일 '시바이퍼'를 탑재한 해군의 45형 구축함 6척인데, 상당수가 항구에서 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은 상태라서 즉각적인 공습에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데이타임스도 45형 구축함으로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은 어렵다고 전했다.
영국은 이런 미사일에 대해서는 나토 탄도미사일방어(BMD) 체계에 의존한다.
매슈 새빌 RUSI 군사과학국장은 "영국에 미사일이 발사되면 나토의 BMD는 그럴 때 쓰라고 만든 것"이라며 "영국이 이란의 발사 위협에 무방비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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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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