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공연 일정에 맞춰 입국한 ‘아미’(BTS 팬덤명)들이 홍대·성수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에서 뒤풀이와 쇼핑을 즐길 뿐만 아니라 지역 여행지로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BTS 공연 후 서울 무교동의 한 대형 술집은 ‘치맥 뒤풀이’를 하러 온 아미들로 가득 찼다. 싱가포르에서 온 메리(20)는 “내일부턴 하이브 사옥 근처 카페와 BTS가 추천한 맛집을 돌고, 이후에는 ‘봄날’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속초에도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대를 찾은 멕시코 출신 자닛(35)은 “오직 BTS 공연을 위해 8박9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는데, 홍대 문화가 매우 인상적이다”며 “명동에서 BTS 굿즈와 의류, 화장품 등을 쇼핑할 예정이고 그 이후엔 부산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아미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강원도 강릉시는 BTS 2집 앨범 재킷 촬영지인 강릉 주문진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BTS 인더숲’ 촬영지인 강원도 평창 일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신은 공연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미국 CNN은 “궁궐을 배경으로 한 BTS 멤버들의 모습은, 젊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고 재정의하는 시기에 맞물려 BTS의 문화적 귀환을 암시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도 “BTS가 4년 만의 컴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BTS는)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에서 그 답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또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인파 통제에 성공하면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TS의 ‘아리랑’ 광화문 공연이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며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전 세계에서 오신 아미의 협조 덕분”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광화문 공연 현장에 예상보다 적은 인파가 몰리면서 인근 상인들은 ‘BTS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당국은 애초 26만 명을 예상했는데 하이브 추산 약 10만4000명,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 집계로는 4만6000~4만8000명 수준이었다.
이 배경엔 4년 전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정부 당국의 고강도 인파 관리가 있었다. 경찰은 수일 전부터 공연장 일대 인파 통제를 예고했다. 주변 지하철역은 열차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고, 공연장 근처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정 출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소지품 등 검색을 위한 대기 줄이 이어져 있었다. AP통신은 “당국이 2022년 핼러윈 참사 이후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통제가 지나쳐 광화문 공연이 의미하는 상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공연 특수를 생각해 당일 매출을 2000만원으로 예상했는데, 인파 통제로 오전에 100만원밖에 못 팔았다”고 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가게를 한다는 자영업자도 온라인 게시판에 “(매상이) 평소 토요일의 70~80% 수준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인파 예측이 큰 폭으로 틀리면서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했단 지적도 일고 있다. 이날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 6700여 명 등 공무원 약 1만 명이 동원됐다. 공무원(9~6급)이 초과근무를 하면 시간당 약 1만1000~1만3000원을 지급하고, 하루 최대 4시간까지 수당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해도 최소 4억400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민간 기획 성격이 강한 행사에까지 공무원 인력으로 공백을 메우는 방식이 되풀이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공무원과 시민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