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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천억 배임 선종구 '호화 도피'…캄보디아, 송환 거부

중앙일보

2026.03.22 13:00 2026.03.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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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대 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이 확정되고도 해외로 도피하면서 구속을 피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지만, 캄보디아 당국이 거부하면서 송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1년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해외로 도주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중앙포토



범죄인 인도 청구 거부당해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2024년 5월 캄보디아 당국에 선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국내에서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자인 만큼 한국에서 수용될 수 있도록 보내달라는 취지다. 법무부의 지속적인 요구에 캄보디아 측은 지난해 1월 선 전 회장을 현지에서 체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선 전 회장을 석방하고, 한국 정부엔 인도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지난 1월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피의자 73명을 무더기로 송환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대해 강력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확정판결을 받은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송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1월 2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뉴스1

선 전 회장이 해외로 출국한 건 2021년 8월이다. 그는 같은 달 18일 파기환송심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300억원이 선고되자 곧장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법원은 “판결에 불복할 기회를 주겠다”며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고, 검찰은 선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해놓지 않아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걸 막지 못했다.

2022년 3월31일 대법원이 선 전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확정한 이후 검찰은 형 집행을 위해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해외 출국 사실을 파악했다. 곧장 여권을 말소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지만, 선 전 회장이 캄보디아로 도주한 뒤였다.



출국금지 허점 노려 선고 직후 도피

선 전 회장은 하이마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기업이 대출을 받는 데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와 소액주주 등에게 2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가 확정됐다. 이면약정을 통해 배당금 수천억원을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호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했다. 법무부가 한국 여권을 만료시킨 상황에서 캄보디아에 계속 체류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 전 회장이 징역형 선고를 대비해 캄보디아에 도피처를 마련했고, 법무부와 검찰이 출국금지에도 손을 놓아 감옥행을 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인 인도조약 있지만…법무부 “송환 노력”

한국은 캄보디아와 지난 2011년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지만, 송환 강제성은 없다. 양국 간 협의가 없으면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자라고 해도 강제로 송환할 방법이 없다. 통상 범죄인 인도는 상호 간 송환자를 맞교환하는 ’기브 앤 테이크‘ 방식으로 이뤄진다.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에 거주하는 반(反)정부 인사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법무부는 캄보디아 측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이후 법무부 고위 간부 면담을 통해 조속한 청구를 요청하고, 법무부 담당자가 캄보디아 현지 출장을 가는 등 송환 노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을 통해서도 송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선 전 회장 송환을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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