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수요가 이어지고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장려 정책이 후퇴하면서 최소 12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차 출시, 투자 계획 취소 등 전기차 전략 변화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비용 부담이 최근 1년간 최소 750억 달러(약 11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전기차 전략 변화는 대중 브랜드부터 고급차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두루 나타나고 있다.
혼다는 지난 12일 오는 2040년부터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만 판매한다는 전기차 전략을 포기하면서 향후 2년간 대규모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스텔란티스, 볼보도 전기차 생산 목표를 수정했다.
롤스로이스도 전략을 바꿔 2030년 이후에도 휘발유 엔진 차량을 계속 생산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크리스 브라운리지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에 첫 순수 전기차) 롤스로이스 스펙터가 출시된 이후 세상이 변했다”고 말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미국 연방 세제 혜택이 종료됐고 전기차 충전 기반 시설에 대한 지출이나 자동차 탄소 배출 목표가 약해졌으며, 유럽연합(EU) 역시 탄소 배출 목표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로터스, 아우디, 포르쉐도 이미 향후 10년간 100% 또는 80% 전기차 전환 계획을 축소했다. 그중 다수 업체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람보르기니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를 출시하는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슈테판 빈켈만 CEO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늘고 있다”며 “차의 진동, 핸들링, 제동 등 정서적 부분이 있다. 순수 전기차에 대한 최대 거부감 중 하나는 엔진 소리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페라리는 지난해 2030년 전기차 생산 목표치를 절반으로 낮췄다. 베네데토 비냐 CEO는 “페라리 팬들에게 휘발유 엔진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할 순 없다”고 거듭 말해 왔다.
벤틀리도 지난해 전기차 100% 목표치를 버리고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계속 판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