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케파, 또 카라바오컵...'결승전 패배' 부른 아르테타의 '자충수'
OSEN
2026.03.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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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선택 하나가 결승전을 갈랐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감독에게 돌아갔다.
영국 'BBC'는 23일(한국시간) 카라바오컵 결승전 이후 아스날의 미켈 아르테타(44) 감독과 케파 아리사발라가(32, 아스날)를 둘러싼 결정을 집중 조명했다. 핵심은 분명했다. '감성'이 개입된 선택이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번 결승에서도 컵 대회 전 경기를 소화한 케파를 선발로 내세웠다.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다비드 라야 대신이었다. 우승이 걸린 단판 승부에서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결과는 냉정했다. 케파의 실수가 선제골로 직결됐다. 라얀 셰르키의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공은 니코 오라일리에게 향했다. 헤더 한 방으로 실점이 나왔다. 흐름이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불과 4분 뒤, 같은 선수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실점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대조적인 장면도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컵 골키퍼 제임스 트래포드를 기용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경기 초반 카이 하베르츠와 부카요 사카의 연속 슈팅을 막아내는 트리플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살렸다. 이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골키퍼 선택이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판도 이어졌다. BBC 라디오에 출연한 크리스 서튼은 "컵 결승에서 왜 2번 골키퍼를 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트로피를 원한다면 가장 좋은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르테타 감독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케파를 기용한 이유를 '공정성'으로 설명했다. "대회 전 경기를 소화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건 매우 불공정한 일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는 경쟁을 통해 출전해야 한다. 케파는 이 대회에서 팀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실수는 축구의 일부이고, 오늘은 불운하게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케파 개인에게도 카라바오컵은 악몽 같은 대회로 남게 됐다. 2019년 결승에서는 교체를 거부하는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2022년에는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이번에는 치명적인 실수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세 번의 결승에서 모두 웃지 못했다.
유럽 축구 전문가 줄리앙 로랑은 "이 시점의 아스날 프로젝트에서 감성은 필요 없다. 최고의 선수로 나서야 한다. 케파 대신 라야를 썼어야 했다"라고 평가했다.
조 하트 역시 "골키퍼에게 동정은 필요 없다. 그것이 이 포지션의 숙명이다. 대부분 장면에서는 문제없었지만, 중요한 순간 하나가 결과를 바꿨다"라고 짚었다.
반면 트래포드는 이번 경기로 존재감을 확실히 남겼다. 시즌 내내 백업 역할에 머물렀지만,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초반 선방이 중요했지만 순간이 너무 빨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팀에 도움이 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이 대회를 보며 언젠가는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이 그 순간"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결국 결승전은 선수들의 플레이뿐 아니라, 감독의 선택에서도 갈렸다. 그리고 그 선택 하나가 트로피의 향방을 바꿨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